구의역 사고 대책, 與는 노동4법 처리…野는 근로형태·처우 개선

(사진=윤창원 기자)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 작업 중 용역업체 직원이 숨진 뒤 위험한 노동현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열악한 작업환경 개선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입법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이들의 정규직화와 작업환경 개선 등을 위한 법안을 추진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노동4법 처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민주 을지로위원회는 1일 구의역 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법안발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더민주가 준비중인 법안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발생을 계기로 같은 해 10월 이인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생명안전업무 종사자의 직접고용 등에 관한 법률안'을 보완입법한 것이다.

이 법안은 공중의 생명·건강 등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무는 정규직화하는 내용을 담았는데 이 법안이 통과됐다면 구의역 사고처럼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일하다가 생기는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 법안은 지난해 3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회의까지 상정됐지만 박근혜 정부의 노동4법 등이 쟁점이 되면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여기에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재검토 필요',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19대 국회 종료와 동시에 폐기된 바 있다.

을지로위원회는 오는 2일 기자회견을 열고 법안 내용을 설명할 계획이다.

법안이 발의되면 국민의당 역시 처리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박주선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 회의에서 이 법안을 소개하며 "이 법안이 통과됐더라면 이번 사고는 막을 수 있었지만 당시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의 반대로 폐기됐다"고 밝혔다.

박 최고위원은 "스크린도어 참사의 재발을 막기 위해 철도와 지하철, 비행기, 선박, 공항, 버스 등 생명안전업무 종사자에 대해서는 정규직화하는 입법이 필요하다"며 "여야 협의로 법안을 공동발의해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도 '구의역 사고 재발방지법' 최우선 처리를 주장하고 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날 당 상무위원회에서 "정의당은 유해·위험 업무의 도급 금지를 명시한 '산업안전보건법', 안전사고에 대한 원청에 강력하게 책임을 묻는 일명 '기업살인법' 등을 내놓았지만 정부여당의 반대로 결실을 이루지 못했다"며 "곧장 '구의역 사고 재발방지법'을 다시 발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법안은 용역업체 등을 이용해 사업을 하는 사업주, 일명 원청 사업주에게 자신의 사업자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이행하는 규정 등을 담았다.

반면 새누리당은 '제2의 구의역 사고'를 막기 위해 노동4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이 대표 발의한 '파견근로자보호법'을 포함한 노동4법이 정규직 사용을 늘리고 근로자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4법은 새누리당의 처리를 추진하는 '파견근로자보호법',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을 말한다.

이 의원은 "야당은 국민적 추모 행렬에 얼굴만 비추며 생색낼 것이 아니라 이번 사건을 계기로 노동개혁법을 정쟁의 볼모로 삼지 말고 전향적인 입법처리에 합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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