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도 마찬가지다. 홈 경기는 상대적으로 익숙한 환경에서 벌어져 심리적인 안정을 주는 반면 원정은 아무래도 푸근한 인상은 아니다. 대개 홈 경기 승률이 높기 마련이다.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에서도 대부분 팀들이 홈 성적이 좋다. 특히 공교롭게도 상위권 팀들은 모두 5할 이상 승률을 보이고 있다. 내 집을 내주고 성적이 좋을 리는 없는 것이다.
1위 두산과 3위 LG는 잠실에서 각각 13승1무6패와 13승8패를 거뒀다. NC도 마산에서 10승1무7패고, 4위 SK도 인천에서 15승9패로 강했다. 5위 넥센과 6위 삼성은 각각 11승10패와 11승11패, 그래도 5할을 넘겼고, 7위 KIA는 14승7패로 승률 6할6푼7리나 됐다.
8~10위 팀들은 안방 성적이 좋지 않다. 롯데는 9승11패, 케이티는 8승14패로 마진이 6경기나 된다. 이는 10위 한화(7승1무10패)보다 나쁜 성적이다. 하위권으로 처진 이유다.
▲'안방 강세' KIA vs '원정 선전' 롯데-kt
반면 케이티는 원정에서는 10승2무8패로 강했다. 10개 구단 중 원정 승률이 5할을 넘는 팀은 케이티와 함께 1위 두산(16승6패), 2위 NC(12승10패) 등 3개 팀뿐이다. 넥센은 10승1무10패로 5할을 맞췄다.
이렇게 보면 케이티는 상위권으로 올라갈 조건은 갖춘 셈이다. 대부분 안방 승률이 좋기에 원정에서 잘 하는 팀을 진정한 강팀으로 치는 까닭이다. 그러나 전제 조건인 홈 성적이 나빠 하위권이다. 케이티는 안방에서만 5할 이상 승률이었다면 5위 이상 순위를 달리고 있을 터였다.
롯데도 마찬가지다. 원정 승률 11승12패로 나름 선전했다. 홈에서 +승이었다면 역시 5할 승률 언저리를 맴돌아 5, 6위에 자리잡았을 터였다. 롯데는 5할 승률에서 -3승, 케이티는 -6승이다.
반면 KIA는 집을 떠나는 게 두렵다. 광주 이외에서 5승14패로 낯가림이 심했다. 아무리 홈에서 승수를 많이 쌓았다고 해도 5할 승률에서 2승이 부족하다. 롯데, 케이티보다는 낫다지만 원정 부진이 심하다.
KIA 입장에서는 원정에서 선전하는 케이티, 롯데가 부러울 만하다. 반면 롯데, 케이티는 홈에서 강한 KIA의 DNA를 주입해야 할 판이다. 이들 팀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각각 원정 낯가림과 안방 부진을 털어내야 한다.
지난해 10개 팀 중 홈 승률이 5할 미만인 팀은 9, 10위에 머물렀다. LG(33승2무37패)와 케이티(30승42패)였다.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성적을 올리려면 안방에서 강해야 한다. 내 집을 내주고 잘 되는 팀은 없는 법이다. 단 KIA는 남의 집에서 조금만 더 힘을 내야 가을야구를 바라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