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친박 압박에 '정면 돌파'냐 '백기투항'이냐

오늘 중진연석회의 '與 내전(內戰)' 분수령

정진석 원내대표가 공식 활동을 재개한 가운데 당 내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계파 간 핵심 쟁점은 비상 당권의 운영 방식이다. 친박계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관리형’ 기구로 한정하고, 혁신위원회의 역할도 제한하길 바라고 있다. 반면 비박계는 당초 구상대로 ‘혁신형’ 지도부가 관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원내대표로선 비박계가 다수 포진된 비대위‧혁신위를 원안대로 끌고 가거나, 친박계와의 타협을 통해 인적 구성을 수정하는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 親朴…"비대위 넘기고 원내대표 충실해야"

전임 원내대표인 원유철 의원은 19일 기자들과 만나 “지금 정 원내대표에게 짐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며 “원(院) 구성과 전당대회 준비를 효율적으로, 짐을 나눠지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사실상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원내대표의 본분인 여야 협상에 주력하라”는 얘기와 같다. 5선이 된 원 의원은 20일 예정된 4선 이상 중진의원과 신임 원내지도부 간 연석회의에서 이 같은 제안을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같은 해법이 공유되고 있다. 다른 친박계 의원 역시 “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겸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겸직을 금지하는 것은 친박계가 지지를 거둬들이는 의미를 지닌다.

이는 정 원내대표 입장에선 인사권 박탈을 의미하는 ‘정치적 굴욕’에 해당한다. 때문에 당내에서는 정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겸직을 포기하거나 김영우·이혜훈 의원 등 비대위원 중 일부를 교체하는 결정을 내릴 경우 ‘백기투항’에 해당한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 非朴…"백기투항 없다, 정면 돌파할 것"

당초 정 원내대표는 친박계로부터 추대됐지만, 상임 전국위 무산 등 비대위 불발을 겪으면서 비박계의 지지를 받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비박계는 정 원내대표가 비대위를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내분 사태 수습책을 놓고 의견이 갈려 결집력이 부족한데다, 당내 의석수도 적어 힘이 여의치 않다.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정병국 의원의 경우 정 원내대표가 비대위와 혁신위의 ‘투트랙’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비대위원에 내정된 인사들 사이에선 혁신위를 포기하거나, 아예 비대위까지 무효로 해야 한다는 입장까지 존재한다.

비대위, 혁신위 인선(人選)에 대한 중재안이 논의될 중진의원 회의에서도 화력은 친박계가 앞선다. 당내 4선 이상 의원은 정 원내대표를 제외하고 18명인데, 이중 10명 이상이 친박계로 분류된다.

정 원내대표는 중진과의 회동에 이어 20일에는 당 상임고문들을 만나 의견을 듣는다. 당내 갈등이 당분간 소강 상태 속에서 조정 국면에 들어갔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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