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오전 산업은행 등 9개 금융공공기관장과 간담회를 열고 성과연봉제 도입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임 위원장은 "성과주의 도입이 지연되는 기관에는 그 정도에 따라 인건비를 삭감하는 등 보수와 예산, 정원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 성과주의 도입 실적을 직접 점검할 예정인데 10일 현재 성과주의를 도입한 곳이 예금보험공사 한 곳에 그치자 압박 강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당일 오후 한국자산관리공사가 노조와 협의를 배제한 채 직원 동의서를 근거로 이사회 의결을 통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했다.
금융노조는 "사측의 일방적 성과연봉제 도입은 무효"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홍영만 자산관리공사 사장은 금융노조에 의해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부산지방노동청에 고발된 상태다.
금융위원회와 사측의 압박이 갈수록 강도를 더하자 금융노조는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과 연대의 폭을 넓히고 있다.
4ㆍ13총선을 통해 정치 지형이 여소야대로 바뀐 상황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금융노조는 11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를 만났다.
이날 만남에서 금융노조는 "금융공공기관 사측이 직원들과 일대일 면담 등을 통해 반강제적으로 성과연봉제 동의서를 받아내는 등 각종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우상호 원내대표는 "불법행위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약속했다.
앞서 금융노조는 지난 4일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만났고, 박 원내대표는 "정부의 초법, 불법 행위가 이 정도인 줄 몰랐다"며 금융노조와 연대를 다짐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 역시 지난 2일 금융노조와 간담회에서 "성과연봉제 강행을 위한 정부의 불법 주행에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야권이 한목소리로 연대와 지원 입장을 밝히면서 정부의 일방적인 성과연봉제 강행 시도에 제동이 걸리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0일 국무회의에서 "공공기관 전체가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도록 적극 독려하라"고 내각에 주문하는 등 정부의 강행 의지 또한 확고하다.
이에 따라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싸고 정부와 노조 간 또 정부와 야당 간 갈등과 대립이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