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성능 미달 장비 제멋대로 '합격'…그대로 전력화

감사원, 방산비리 점검 결과 공개…육군 사단장,육본 사업단 팀장 징계 통보

(사진=자료사진)
육군본부가 성능 미달의 훈련장비를 시험평가방법을 변경하는 등의 방법으로 적합 판정한 뒤 업체로부터 납품받은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9월 10일부터 10월30일까지 국방부, 방위사업청, 육군본부 등 3개 기관을 대상으로 '무기 및 비무기체계 방산비리 기동점검'을 실시해 이같은 내용을 포함, 8건의 감사 결과를 시행했다고 11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육군본부는 지난 2010년 11월 업체와 '중대급 교전훈련장비' 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2012년 1월 운용시험평가를 실시했으나 공포탄 감지율 및 영점유지율 등 핵심 성능이 요구 성능에 크게 미달했다.


중대급 교전훈련장비란 공포탄을 쏘면 레이저 광탄이 발사돼 교전 훈련을 하는 장비로, 개인화기에 부착하는 발사기, 훈련병이 착용하는 감지기 등으로 구성된다.

개발시험평가결과보고서 (자료=감사원 제공)
육본은 성능 미달의 교전훈련장비를 시험평가를 통해 재검증해야했지만 이런 과정을 생략한 뒤 '적합' 판정을 내렸다.

이후 육본은 2013년 12월 업체와 152억원 규모의 교전훈련장비 '4식'에 대한 1차 양산계약을 맺었고, 2014년 9월 장비를 납품받았다. 1식은 2개 중대 규모가 아군과 적군으로 나누어 모의 교전훈련을 할 수 있는 일련의 장비다.

육본은 성능 미달의 이 장비를 2019년까지 총 '20'식(800억원 규모)을 도입할 예정이다.

감사원은 군이 훈련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공포탄 감지율, 영점유지율 등의 성능을 재검증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육군 기계화부대 과학화훈련장 통제시스템 개발사업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육군본부는 지난해 9월 약 103억원을 투입해 기계화부대에 과학화훈련장을 설치했다.

육본은 훈련장 통제시스템을 개발 및 전력화하면서 전차와 장갑차의 위치ㆍ영상 정보가 제대로 송수신되지 않는데도 통신접속상태만 확인하는 것으로 시험평가기준을 부당하게 변경해 적합 판정을 내렸다.

육본은 통제시스템의 핵심성능인 전차표적기 자동운용시스템도 요구성능에 미달했지만 그대로 전력화했다.

이 사업을 총괄하던 육군본부 B팀장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개발업체의 법인카드를 받아 사적으로 사용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감사원은 육군참모총장에게 교전훈련장비 시험평가방법을 부당하게 변경하도록 지시한 A사단장에 대해 경징계 이상의 징계를 요구하고 장비 성능을 보완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또 육군 기계화부대 과학화훈련장 통제시스템 시험평가기준을 부당하게 변경하고 업체의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육군본부 사업단 B팀장에 대해 경징계 이상의 징계를 요구하고, 장비 성능을 보완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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