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중 곡물 수입 70%급감…'좋은 작황' 때문

지난해 자체 곡물 생산 소폭 증가, 세계곡물가격 하락 덕봤다

북한이 만성적인 식량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중국산 곡물 수입물량을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이후 기상 여건이 좋아지면서 자체 곡물 생산량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대북 압박 조치에 따른 외화난으로 주곡인 값비싼 쌀의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옥수수와 콩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민간 농촌경제연구소 GS&J가 9일 무역협회 자료를 인용해 발표한 '2015년 북·중 곡물 교역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곡물은 모두 4만7천300여 톤으로 2014년 16만1천300여 톤에 비해 70.7%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북한의 가을 작황이 좋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14-2015 양곡연도 북한의 곡물 생산량은 508만 톤으로 2013-2014 양곡연도의 497만 톤 보다 11만 톤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북한의 자체 곡물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곡물 수입량 추이도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태진 GS&J 북한.동북아연구원 원장은 "북한은 통상 8~9월에 수입량이 증가했지만 지난해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4월 한달만 1만 톤을 조금 초과해 수급이 매우 안정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곡물 가운데 쌀의 비중이 지난 2014년 39.6%에서 지난해는 36.2%로 3.4%p나 감소했고, 밀가루의 경우는 49.0%에서 30.5%로 급감했다.

이에 반해, 옥수수 수입비중은 9.7%에서 20.9%로 급증했고, 두류도 1.2%에서 12.1%로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국제 쌀 수입가격이 2014년 톤당 583달러에서 지난해는 629달러로 상승한 반면, 옥수수는 362달러에서 305달러로 15.6%나 폭락하면서 외화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주곡 대신 부곡으로 대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북한이 기상 여건 덕에 곡물 생산량이 늘어났지만 부족한 물량은 쌀과 밀가루 대신 옥수수와 콩을 주민들에게 공급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기상 상황이 나빠져 곡물 생산량이 줄어들면 북한 주민들이 강냉이 죽으로 연명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화학비료는 7만1천여 톤으로 2014년 14만2천여 톤에 비해 50%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사용하는 연간 비료 가운데 수입비료 비중이 2014년 42%에서 지난해는 20%까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권 원장은 "최근 북한이 비료 생산을 늘리면서 수입물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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