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시행령에 유통업계 '노심초사', 농가 외식업체 반발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유통업계는 '김영란법' 시행령안이 입법예고되자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백화점과 호텔 및 주류 등은 상품권이나 선물 시장에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우나 생선, 과일 농가, 화훼 관계자들도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활력을 잃은 유통업계에 김영란법이 더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가 9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의 시행령안을 입법 예고하자 유통업계는 소비위축에 우려감을 내비쳤다.

이날 시행령에는 식비와 선물비용, 경조사비 상한액이 각각 3만원, 5만원, 10만원으로 책정됐다.

백화점 업계는 김영란법 시행으로 인한 상품권과 선물 판매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설, 추석 등 명절에 기업에서 선물을 주고 받는 문화가 사라지거나 대폭 축소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명절 선물 수요 중 법인 구매가 30~4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김영란법 시행으로 매출에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며 "선물을 납품하는 중소기업이나 농가에도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백화점 관계자는 "선물 중 비용이 5만원 이하인 것은 대기업들이 만든 공산품 외에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 긴장하고 있다. 백화점에 납품하는 농가나 중소기업에도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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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역시 명설 선물 수요 감소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우 농가를 비롯해 사과나 배 등 프리미엄 과일을 생산하는 농가, 굴비 등 어업 관계자들도 비상이 걸렸다.

송인호 한국농식품법인연합회 사무총장은 "국내 농가들의 경우 매출이 급감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농가들의 피해 뿐 아니라 내수위축도 불가피한 만큼 향후 법안에서 농축수산물을 배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급 식사를 제공하는 호텔업계도 울상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호텔에서 3만원으로 먹을 수 있는 식사는 거의 없어 레스토랑 매출이 떨어질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일반 외식업주들은 강하게 반발하며 우려를 보내고 있다. 외식업체 관계자는 "가뜩이나 불경기로 장사하기 힘든데 아무래도 소비가 위축되지 않겠냐. 특히 1인분에 3만원이 넘는 고깃집 등은 영업에 큰 타격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조사비를 10만원으로 제한하면서 화훼 농가와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국내에서 꽃은 80% 이상이 경조사용으로 쓰이고 있다. 또한 사회 분위기에 민감해 관련 규제가 소비 부진에 바로 영향을 미친다.

화훼업계 관계자는 "불황으로 화훼업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기름을 붓는 격이다. 경조사 조화나 화환만큼은 예외조항으로 묶어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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