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진석 신임 원내대표는 9일 당선자 총회에 김 교수를 특강 연사로 초빙해 새누리당이 당면한 문제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정 원내대표는 "바깥에서 보기에 우리가 무엇을 고쳐야 할지 신랄하게 쓴소리를 해달라"고 부탁했고 김 교수는 새누리당, 특히 친박계를 향해 호통을 쳤다.
김 교수는 이번 총선 참패의 가장 큰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는 '진박(眞朴)' 논란의 진원지인 유승민 의원의 주장을 전면에 꺼내들었다.
"유승민 의원 얘기부터 하겠다"며 말문을 연 그는 "세금을 걷지 않고는 복지를 하기 힘들다고 했는데 이는 대단히 중요한 이야기였다. 국가 재정을 확보하고 그 재정을 어디에 쓸 것이냐, 이보다 중요한 주제가 어디에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진 공당이라면 그 부분을 심각하게 논의했어야 했다"며 "어떻게 이런 문제를 그렇게 넘어가느냐. 그럼 앞으로 조세는 하나도 늘리지 않겠다는 게 새누리당의 주된 노선이냐"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새누리당 원내대표 재임 당시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반기를 들기 시작했고 이후 국회법 개정안 파동을 계기로 원내대표직에서 축출됐다.
이후 친박계가 주도한 20대 총선 공천은 유 의원과 그 측근에 대한 공천 배제가 주목적이 됐고, 이로인해 진박 논란과 유승민계 공천 학살, 옥새 파동 등이 벌어지며 총선 참패로 귀결됐다.
그만큼 주류인 친박계 입장에서는 '유승민' 이름 석자를 꺼내는 것 자체가 불편한 일이지만 야당인사인 김 교수가 친박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그 치부를 드러낸 것.
뿐만 아니라 김 교수는 친박계를 중심으로 '반기문 대통령, 친박 총리'의 '이원집정부제' 구상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도 쓴소리를 잊지 않았다.
그는 "이원집정부제든 무엇이든 분명히 바뀌어야 한다"면서도 "이런 고민을 친박과 반기문이라는 특정인이 연합해 정권 재창출을 위한 시나리오로서 국가 체제를 끄집어 냈고 이는 국민을 모욕하는 일이고 있어선 안 되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오로지 권력을 잡는 것만 생각하는 정치"라면서 "권력을 잡아서 도대체 무엇을 하겠다는 것에 대해선 불분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해서는 "보통 선거 때는 안 하던 예쁜 짓도 하는데 이번에는 마치 양당이 짠 것처럼 미운 짓만 했다"며 "그나마 제3당이 나오는 바람에 국민이 스트레스를 해소한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