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1기부터 전수조사해야
-독 있는 열매 먹겠다는 격
-합격 취소 불가? 교육부 책임 방기
-법조인 선발엔 작은 부정도 용납 안 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서완석(전국법과대학교수회 회장)
◆ 서완석> 안녕하세요.
◇ 김현정> 로스쿨입학전형 실태조사 결과, 많이 기다리셨을 텐데 어제 발표가 됐습니다. 어떻게 보셨어요?
◆ 서완석> 여러 언론에서 이 사건을 교육부에서 축소할 것이다라고 얘기를 했는데 역시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아니, 뭔가 많이 미진했다고 생각하세요?
◆ 서완석> 그렇습니다. 지금 제가 생각할 때, 그리고 여러 루트를 통해서 들어본 바에 의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사례들이 있었을 텐데. 그것이 축소해서 발표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지금 24명 적발된 학생들을 살펴보니까 누군지 아주 정확하게 밝히지는 않았습니다마는 법무법인 대표, 공단 이사장 뭐 지방법원장 자녀. 변호사 협회 누군가의 조카 이런 얘기들이 나오더라고요. 이 정도면 밝힐 만큼 밝힌 거 아닌가요?
◆ 서완석> 그런데 저는 그것보다 더 많은 사례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이 되거든요. 왜냐하면 지금 이번에 3년치만 조사해서 발표를 했잖아요.
◇ 김현정> 그렇더라고요.
◆ 서완석> 그런데 지금 1기부터 조사를 해야죠. 최근 것만 조사해서 면죄부를 준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김현정> 전체 다 조사하면 이게 굉장히 많은 양일 텐데. 물리적으로 너무 어려워서 그런 거 아닙니까?
◆ 서완석>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해서 가장 공정해야 할 시험을, 시험에서 이런 식으로 부정 사례가 밝혀지고 있는데 그것을 덮어버리려고 한다면 나중에 더 큰 저항에 부딪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러면 총 몇 년 치가 되는 거죠?
◆ 서완석> 총 8년치가 되는 건가요?
◇ 김현정> 8년치가 되는 거군요. 예를 들어서 제가 로스쿨 시험을 봤어요. 그런데 왜 내가 떨어졌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가요. 이럴 경우에 이 학교에다가 어떤 정보공개 같은 걸 요구할 수 있나요?
◆ 서완석>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지난번에 학생들의 성적을 공개를 하지 않았잖아요. 그래서 헌법재판소에서 공개를 하라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개인에게만 지금 공개를 하고 있으니 불복을 하고 싶어도 불복을 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현재.
◇ 김현정> 그러니까 제 점수가 이해가 안 돼서 제 것을 공개해 주십시오라고 하면...
◆ 서완석> 왜 내가 떨어졌는지 알아야 할 거 아니에요. 그러면 다른 사람들과 비교를 해봐야 하는데 비교할 자료가 없는 겁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좀 투명한 공개를 지금 요구하고 계시는 건데. 여하튼 자소서 부정행위 24건을 이번에 적발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후 처리를 보면 ‘맞다, 24명 부정 행위는 맞다 하지만 합격 취소는 어렵겠다’라는 발표를 어제 교육부가 동시에 했어요.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서완석> 우리 법학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증거법칙으로 독수독과 이론이라는 게 있습니다. 독이 있는 나무에는 독이 있는 열매가 열린다 이런 말인데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 의해서 발견된 제2차 증거의 증거 능력은 인정할 수 없다는 형사소송법상의 원칙입니다. 다시 말해서 독이 있는 열매는 절대 먹어서는 안 되겠죠. 그런데 교육부 발표를 보니까 그 나무에 독이 얼마나 있는지, 독이 얼마나 독했는지 알 수가 없어서 독이 있는 열매를 폐기하지 않겠다라는 얘기하고 같습니다. 입시 절차가 불공정했다면 그것이 영향을 미쳤던 안 미쳤든 입학을 취소하거나 해당 대학에 대해서 그에 상응하는 처분을 내려야 할 텐데, 이런 식으로 사후추인을 해버린다면 향후 이와 유사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도대체 알 수가 없습니다.
◇ 김현정> 아, 그 말씀은 이 학생들이 부정행위를 한 건 맞지만 그 부정행위 때문에 합격을 했는지 안 했는지가 지금 불명확하기 때문에 합격 취소는 안 된다 과하다 이런 얘기거든요. 이것에 대해서 이게 논리상 맞지 않는다고 보시는 거군요.
◆ 서완석> 그렇습니다.
◇ 김현정> 커닝을 했지만 그 커닝 때문에 이 학생이 합격했는지 안 했는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합격 취소 아니다 이런 식이라고 보시는 거예요, 지금 논리가?
◆ 서완석>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보시는군요. 그런데 교육부에서는 이런 얘기도 하더라고요. 합격을 취소했을 때 대학이 저지른 과실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합격 취소까지는 어렵다. 이 해명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 서완석> 로스쿨 감독기관인 교육부가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게 아닌가. 결과에 대해서 자기책임 원칙에 의해서 교육부가 책임을 질까 봐 스스로 책임을 덮어버리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교육부가 왜 존재하는가요? 교육부는 감독기관 아닙니까? 이런 문제 하나 예견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앵무새처럼 로스쿨 안착을 위해서 사시는 폐지 돼야 한다는 입장만 계속 견지해 왔거든요. 비로스쿨에 대해서, 우리 같은 비로스쿨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으면서 결국 한국법학교육의 붕괴를 야기하고 있는 게 아닌가. 교육부가 감사대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좀 해 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입시전형을 관리하는 것도 어떻게 궁극적으로 따지고 보면 교육부 책임인데.
◆ 서완석>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렇게 허점들이 드러나니까 결국 교육부가 모든 책임을 궁극적으로 지지 않을까 이게 겁나서 좀 덮고 가려는 것 아니냐 면죄부 주려는 것 아니냐, 이런 의심이 드시는 거예요.
◆ 서완석> 그렇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로스쿨 입학전형 개선해서 될 문제라고 보시는가.
◆ 서완석> 개선할 수 있는 문제라고 봅니다. 보는데, 지금 현재 이 교육부에서 발표하는 걸 봤을 때 과연 이들이 개선할 수 있는 생각을 갖고 있는가.
◇ 김현정> 의지가 있는가.
◆ 서완석>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로스쿨 폐지론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이런 생각까지 든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극단적인 생각입니다.
◇ 김현정> 지금 로스쿨 측에서는 일부의 얘기를 너무 전체로 확대시켜서 로스쿨 폐지까지 무리하게 끌고 가는 거 아니냐, 이런 주장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서완석> 법조인은 누구보다도 공정하게 선발돼야 하는 시스템입니다. 그런 시스템 속에서 법조인이 선발됐을 때만 국민들이 아마 법을 신뢰할 거예요. 그리고 국가를 신뢰할 겁니다. 그런데 이건 일부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1기 로스쿨까지 확대해서 조사하면 더 많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라고 지금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지난 사법시험제도에서는 단 1건도 이런 사례가 없었거든요.
◇ 김현정> 이게 과연 일부의 문제인가 일단 의심스럽고, 설사 일부라고 하더라도 법조인을 뽑는 입시전형에서 이런 부정이 저질러졌다면 과연 이게 용납될 수 있는 것인가.
◆ 서완석> 용납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 김현정> 그 말씀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서완석> 고맙습니다.
◇ 김현정> 전국법과대학교수회의 서완석 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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