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보이지않는 손' 작동하나…與 원내대표 예측불허

친박표 결집하면 정진석, 분열하면 나경원 유리...유기준으로 표 분산될지도 관건

왼쪽부터 정진석 당선자, 유기준 의원, 나경원 의원 (사진=자료사진)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친박계 후보 2명과 비박계 1명의 ‘3파전’으로 치러지면서 1차 투표에 이은 결선 투표 전망이 나온다.

집권 세력이자 다수파인 친박계의 시선은 차츰 ‘범(凡) 친박’ 성향의 정진석(4선‧충남 공주부여청양) 당선자 쪽으로 쏠리고 있다. 원내 122개 의석 중 70석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분석되는 친박계가 결집할 경우 정 당선자의 승리가 점쳐진다.

그러나 정 당선자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차지하지 못해 결선 투표로 갈 경우 오히려 나경원(4선‧서울 동작을) 의원이 역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친박 색채가 짙은 유기준(4선‧부산 서동) 의원이 자기 계파 표를 얼마나 분산시킬지도 관건이다.

◇ 키를 쥔 親朴…‘보이지 않는 손’ 작동하나?

최근 원내대표 경선 때마다 친박계는 결집해왔다. 직전 원유철 원내대표의 경우 추대됐고, 지난해 경선에선 이주영 의원을 밀었지만 비박계인 유승민 의원에게 패했다. 이완구, 최경환 등 전임 원내대표들도 친박계가 결집해 만들었다.

그러나 4‧13 총선에서 참패한 뒤 20대 국회의 첫 원내대표 경선에선 좀처럼 ‘결집’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는 친박계 실세인 최경환 의원의 침묵과 무관치 않다. 최 의원은 유 의원의 출마를 만류했을 뿐 나 의원과 정 당선자 중 누구의 손도 들어주지 않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1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최 의원의 고심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정 의원을 지지할 경우 “친박계가 총선 패배에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라는 지적이, 나 의원을 밀 경우 당권 도전을 위해 ‘친박 당 대표-비박 원내대표’의 인위적 구도를 만들고 있다는 의혹이 각각 고민인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이번만큼은 철저히 관여하지 않고 관망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당 일각에선 친박계 ‘맏형’ 서청원 의원이 정 당선자를 지지하는 만큼 경선 전날인 2일쯤 친박계의 ‘결집’ 메시지가 나올 것이란 엇갈린 전망도 제기된다.

‘친박’ 성향을 내세우기 힘든 상황인 만큼 각 후보자들도 계파 색채를 옅게 하거나, 아예 ‘탈(脫) 계파’를 선언하는 분위기다.

정 당선자는 출마 선언에서 “야당이 의회권력을 장악한 상황에서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당청관계는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며 수평적 당청관계를 강조했다.

나 의원의 경우 출마 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저에게 특정 계파라는 식의 인식이 많은데 저는 누구보다도 중립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다.

◇ ‘결선’ 갈 경우 親朴일부 '이탈' 가능성

오는 3일 열리는 당선자 총회에서 실시될 경선 현장의 분위기도 막판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캐스팅 보터’ 역할이 기대되는 유기준 의원의 영향력이다.

‘과반 득표’가 당선 기준인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의 경우 1차 투표에서 결판이 나지 않을 경우 득표자 간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이럴 경우 3위를 차지한 후보가 1~2위 중 누구를 지지하는지가 당락을 좌우할 수 있다.

구도 상으론 친박계 후보가 2명이기 때문에 막판 단일화를 통해 결집할 수 있지만, 실제론 친박계 후보의 표가 갈려 비박계에 유리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후보자 간 친분이나 사적인 관계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당 일각에서는 유기준 의원의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인 이명수(충남 아산갑) 의원과 같은 충남권인 정진석 당선자의 ‘불편한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의원이 지난 2014년 충남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가려 했는데 후보로 나선 정 의원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좌절됐던 만큼 두 사람의 감정의 골이 깊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친박계의 표심이 유 의원과 정 당선자 중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분열되거나, '친박 2선 후퇴론' 등 반(反) 친박 바람이 불 경우 비박계인 나 의원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전망에도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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