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자체적으로 출시하는 PB 제품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마트는 피코크만으로 지난해 1270억정도 매출을 올렸다. 2013년 340억 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2년만에 4배 가까이 뛴 것이다. 600여 개 제품이 출시됐으며 올해 1400여 개 출시를 목표로 신제품을 개발중이다.
쿠팡이 온라인몰 경쟁자인 이마트에 피코크 납품을 먼저 제의한 것도 시장성을 봤기 때문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쿠팡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계약이 성사됐다"며 "아직 온라인 판매 매출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충분히 다른 채널을 통해 판매, 성장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PB 브랜드인 초이스엘 등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마트도 PB의 매출 신장률이 2014년 3.2%에서 올해 1분이 5.7%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자체 간편식 브랜드인 '싱글즈 프라이드' 제품군을 기존 46개에서 100개로 확장했다.
편의점 업계에서 PB 발전이 두드러진다. 소비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는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편의점들은 도시락을 중심으로 라면이나 유제품 등으로 PB 상품 비중을 늘리고 있다.
특히 편의점 업계는 PB 상품을 편의점 이름과 구별되게 따로 이름짓고 통합 브랜드를 출시해 홍보에 나서고 있다. CU 운영사 BGF리테일은 올해 1월 통합 PB 브랜드를 '헤이루(HEYROO)'로 정하고, 라면·과자·음료·아이스크림·생활용품 등 다양한 품목군에 적용시키고 있다. GS리테일도 올해 2월 PB 상품의 통합 브랜드 '유어스(YOU US)'를 론칭하면서 홍보에 나섰다. 이같은 통합 브랜드 론칭은 장기적으로 다른 유통 채널 판매도 염두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 사례를 보면 PB가 단순히 매장 유인책이 아니라 유통업계의 주된 수입원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 유통기업의 경우 자체 브랜드 매출 비중은 평균 40~50%에 이른다. 우리 나라 주요 대형마트의 PB 매출 비중이 25% 안팎인 것과 비교해 높은 수치이다. 코스트코의 경우 자사 매출의 40%가 PB 브랜드 '커클랜드'에서 나온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PB 상품을 온라인몰이나 다른 채널을 통해 판매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직은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미끼 상품 수준으로 여기고 있는 것.
한 편의점 관계자는 "통합 PB 브랜드를 출시했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의 확장 가능성을 보고 있다는 것이지만 가맹사업인만큼 고객의 매장 충성도를 위해 다른 유통채널로 판매를 확대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럼에도 PB 시장의 발전으로 소비자 수요가 늘어날 경우 온라인몰 등 여러 채널을 통해 판매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마트가 쿠팡에 피코크를 납품한 것처럼 소비자가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PB 상품을 다른 온라인몰에서도 접할 수 있다는 것. 현재도 카카오톡 선물시장이나 규모가 적은 인터넷몰을 중심으로는 관련 판매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PB 시장이 어느 분기점을 지나서 매출 비중이 늘고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기 시작하면 기존 NB(National Brand)중심이었던 식품업계의 지형에도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