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정부는 경제여건 평가 및 정책 대응방향을 발표하면서 신산업 투자와 구조조정을 통한 산업 개혁을 추진해 새로운 성장·일자리 창출 동력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내놓은 산업 개혁 방침 중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지점은 '신산업 투자 패키지'다.
IoT·에너지신산업·스마트카·바이오 등 신산업에 대해서는 R&D와 사업화 시설투자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현행 중소기업 30%, 중견·대기업 20% 수준이었던 '신성장 R&D 세액공제'를 세법상 최고수준인 최대 30%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또 이를 신산업 중심으로 개편해 매출액 대비 신산업 R&D 투자가 많을수록 높은 공제율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 중에서도 신약개발 R&D 투자에 대한 R&D 세액공제 대상을 확대해서 임상 1·2상만 적용하던 기존 방침에서 국내 수행 임상 3상까지 추가하고, 희귀질환에 관한 투자인 경우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모두 적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신산업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한 시설투자에는 중소기업 10%, 중견·대기업 7%의 세액공제 제도도 신설할 방침이다.
고위험 신산업에 적극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가 리스크를 분담하는 방안도 고려됐다.
우선 신약(新藥)이나 AI 등 고위험 분야 신산업의 투자 확대를 위해 '신산업 육성 펀드'를 운영하기로 했다.
손실이 발생해도 운용사·정부 출자분으로 우선 충당하고, 이익이 발생할 때는 민간투자자가 먼저 원금과 이익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1차로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ICT융복합, 문화·콘텐츠 등 신성장 분야에 산업은행·기업은행,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을 통해 대출 49조원, 투자 8조원, 보증 23조원 등 총 80조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
앞서 정부는 이같은 자금 지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난 4월 '신성장 정책금융협의회' 및 '정책금융센터'를 개설한 바 있다.
이처럼 정부가 신산업 성장을 위한 선물 보따리는 잔뜩 풀어놨지만, 정작 선물을 받아갈 신산업 분야는 아직 윤곽조차 드러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신산업 범위를 놓고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등이 실무 협의 중"이라며 "신산업 기술 분야가 어느 정도로 잡히느냐에 따라 오는 7월쯤 구체적인 범위와 세수감면분이 드러날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기존 추진 프로젝트를 확대 개편한 '19대 미래성장동력'과 산업부 '5대 신산업' 등을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중복되는 분야가 많아 실제 지원대상이 될 신산업 분야는 새롭게 가려내 10여개 선에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세제·금융지원을 통해 개입하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그림은 아직 그려지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분할합병할 경우 과세이연 적용범위를 확대해 자기주식 지급시에만 적용하던 것을 모기업 주식을 지급할 때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또 합병에 따른 중복자산을 양도할 경우에는 과세특례 요건을 완화해 신규자산을 취득하지 못했을 때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눈앞에 닥친 구조조정의 시급성이나 규모에 비해 나머지 대부분의 대책은 개별 기관·기업의 자구노력 이후 관련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언급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한편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리츠 상장규제 완화, 주택도시기금 지원 강화, 장기임대주택 리츠 투자시 법인세 감면 등을 담은 '리츠 및 종합 부동산서비스업 활성화 방안'을 올 2분기 내에 마련해 기업형 임대주택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또 LTV·DTI 합리화조치를 다음해 7월말까지 연장하고, 디딤돌대출 지원 등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매매 지원책을 강화해 시장활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