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거 제도는 2013년 98회기 총회부터 시작했다. 2001년부터는 제비뽑기 하나로만 임원선거를 실시했다. 그러니까 2001년부터 2012년까지는 제비뽑기가 예장합동총회의 선거 방식이었다.
완전 직선제는 금권선거 때문에 도입 주저
총대들은 제비뽑기 제도가 총대들의 주권을 빼았는다고 봤다. 총대들의 의무인 투표 행위가 원천적으로 금지됐다. 그래서 절충한 제도가 제비뽑기와 직선제다.
시간을 2000년 이전으로 돌려보자. 그렇다면 예장합동총회는 왜 직선제를 굳이 제비뽑기로 바꿨을까. 이런 부작용이 있을 줄 알았으면서 말이다.
이유는 돈이다. 예장합동총회가 제비뽑기를 실시한 이유는 극심한 금권선거가 만연해 있었기 때문이다. 총회장으로 자동승격하는 부총회장이 되기 위해서는 선거에서 이겨야 했는데, 여기에 돈이 만만치 않게 들어갔기 때문이다. 금권선거를 감취기 위해 하나님께 주권을 돌려준다는 내용을 포장했을 뿐이다.
예장합동총회의 제비뽑기 제도는 겉으로 보기에는 성공해 보인다. 돈을 써도 부총회장이 될지 안 될지 모르기 때문에 후보들은 돈을 쓰기를 주저했다.
예장합동총회가 선거법 개정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일단 여론은 싸늘하다. 25일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공청회만 보면 그렇다. 공청회에 참가한 총대들은 대부분 완전 직선제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금권선거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발언을 한 총대 대부분이 금권선거를 걱정했다. 원칙대로라면 당연학 완전 직선제를 채택해야 하지만, 어느 누구도 자신 있게 발언하지 못 했다.
우리나라 최대 교세를 갖고 있다는 예장합동총회의 현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이다.
예장합동총회 현 수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
예장합동총회는 모두 세 가지 선거 개정안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소위 맛디아식 제비뽑기로 먼저 직선제로 후보 2인을 추린 뒤 최종에서 제비뽑기를 하자는 것으로, 현행 방식과 순서만 바뀌었다.
두 번째는 완전 직선제로 후보자들이 자유롭게 선거 운동을 한 뒤 무기명 비밀투표로 당선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총대들이 금권선거를 우려해 도입하기 꺼려하는 제도다.
박광재 목사(예장합동총회 남평양노회)는 "직선제로 가면 반드시 금권선거가 일어나게 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예장합동총회는 서울을 시작으로 권역별로 공청회를 실시한 뒤 오는 9월 열리는 총회에서 최종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