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4·13 총선에서 38석을 얻으며 20대 국회의 캐스팅보트를 행사할 정치세력으로 급성장했지만, 의석이 호남에 편중돼 있고, 3당 가운데 가장 하부구조가 취약하다는 태생적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국민의당 지도부 상당수가 직·간접적인 연립정부론을 조심스럽게 언급하기 시작했다.
주승용 원내대표가 유럽식 연립정부 가능성을 언급하는가 하면 안철수 대표의 측근인 김성식 당선인도 독일의 메르켈 대연정을 모델로 꼽는 등 차기 이상적인 정부 형태로 연정을 시사하고 있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15대 총선에서 79석을 획득한 DJ의 새정치국민회의가 JP의 자유민주연합과 손을 잡고 대선에서 열세를 뒤집고 승리했던 상황과 현재 정치상황이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이 지적된다.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오히려 15대 총선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때 보다 훨씬 넓다고 볼 수 있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당세가 거의 엇비슷한 상황에서 양측 모두 국민의당과 연합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이미 사안에 따라 새누리당과 협력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여지를 남겨두기도 했다.
안철수 대표가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을 공언하기는 했지만 헌법 개정 등 현실적으로 성사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연립정부론이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당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국민의당 중심으로 대선을 치른다는 전제하에 정계 개편이 일어날 수도 있고 연립정권을 검토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더민주와 연대 없이도 충분히 유지될 수 있다는 자생력을 직접 증명하면서 협상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
20대 총선에서 대승을 기반으로 연립정부론이 국민의당의 대선집권 플랜으로 구체화될 가능성이 큰 이유다.
하지만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아직까지 대선과 관련된 이야기가 표면화되는 것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부담스러워 하는 기류가 상당하다.
대선까지 아직 시간이 상당히 남은데다 그 동안 재보선 등 여러 정치적 이벤트에서 현재 국민의당의 위치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특히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당 특성상 새누리당과 연대 가능성 등이 섣불리 공론화 될 경우 예기치 않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 등도 신중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