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잠룡 '1위 등극' 유승민 '복당' 시점 빨라지나

쇄신 '핵심 의제' 부상…親朴, '불허' 고집하다 여론 쏠릴까 우려

새누리당에서 탈당한 뒤 20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무소속 유승민 의원 (사진=박종민 기자)
무소속 유승민 의원의 새누리당 복당 문제가 여권의 ‘쇄신 정국’ 초반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복당 문제에는 쇄신 필요성이 나오게 된 4‧13총선 참패의 최초 원인인 ‘공천 파동’ 과오를 바로잡는 의미가 담겨 있다.

더 나아가 유 의원이 당에 복귀하게 되면 ‘새누리당 혁신모임(혁신모임)’과 같은 쇄신 기류를 주도할 가능성이 커 여권 권력구도 재편과도 맞물려 있다.

◇ ‘복당’ 시점 당겨지나…朴 대통령 퇴임 이후 → 전대 전후

복당 시점의 경우 ‘앞당기자’는 여론이 차츰 강해지고 있다. 당초 전당대회 이후인 7월쯤이 복귀시점으로 거론됐었지만, 쇄신파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조기 복당’ 기류가 생겨났다.

혁신모임 간사인 황영철 의원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탈당한 인사들을 거론하며 “잉크가 마르기 전에 복당시키는 게 더 맞다”고 밝혓다. 당 일각에서 “탈당계의 잉크도 안 말랐다”며 ‘복당 반대’ 주장이 나오자 반박한 발언이다.

황 의원은 “이제 복당의 문제를 더 이상 논쟁의 문제로, 갈등의 문제로 보지 말고 당이 총선 이후 새롭게 나아가는 모습의 하나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쇄신 이슈를 제기하는 데 있어 복당 문제를 선결 과제로 거론한 셈이다.


오는 26일 당선자 워크숍에서 쇄신 요구가 빗발칠 경우 복당 시점은 더 빨라질 수 있다. 새누리당이 ‘과반 이상’ 당선될 전망이 나왔던 총선 전까지만 해도 유 의원의 복당 시점은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즈음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총선 참패 뒤 전당대회 이후로 전망이 수정됐다가 쇄신파들이 등장하면서 원내대표 경선 전후로까지 앞당겨진 상태다.

◇ 일괄 복당 VS 선별적 복당

새누리당 원유철 대표권한대행이 2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 빌딩의 한 중식당에서 상임고문단과의 오찬을 갖는 자리에서 김수한 전 국회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복당 방식에 대해선 세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우선 거론되는 것이 ‘일괄 복당’이다. 김무성 대표는 총선 전 기자간담회에서 “유 의원과 윤상현 의원 등을 일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쇄신 정국에서는 나머지 두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 ‘유 의원만 복당시키자’는 의견과 ‘둘 다 복당시키지 말자’는 의견이 제기된다.

친박계는 유 의원이 자진 사퇴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천 파동이 거세게 일었다고 보는 반면, 비박계는 유승민계에 대한 ‘표적 낙천’이 파동의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 親朴, ‘劉 복귀’ 가로막는 배경엔 ‘大權 레이스’ 주도권 싸움

친박계가 유 의원의 복당을 가로막고 ‘불허’ 혹은 ‘최대한 연기’ 입장을 보이는 배경엔 차기 대권주자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걸림돌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으로선 총선에서 대패하면서 유력했던 대권 주자 대부분을 잃었다. 김 대표는 추락한 지지율이 잘 회복되지 않고 있고, 낙선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국민일보 의뢰로 18~19일 전국의 유권자 10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0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유승민 의원은 17.6%, 김 대표는 10.7%, 오 전시장은 10.2%로 나타났다.

친박계로선 당혹스러운 결과다. 내심 반 총장을 대권주자로 키우거나 최경환 의원 등을 후보로 길러낼 생각까지 하고 있기 때문에 유 의원의 약진이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복당을 무조건 막을 수도 없다. 쏠리는 여론 때문이다. 지난 공천 과정에서 작동시켰던 ‘배제의 정치’가 역설적으로 유 의원의 몸값을 높였듯이 계속 복당을 불허하게 되면 다시 여론의 관심이 집중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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