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의 가능성이 아니라 뒤늦게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한 대학 측의 안전불감증이 더 무섭다는 성토까지 나왔다.
19일 오전 부산 동의대학교 신축 '행복기숙사' 앞.
준공한지 불과 몇 개월도 지나지 않은 기숙사 건물 외관은 흠집 하나 찾아볼 수 없이 깨끗한 상태다.
하지만 기숙사를 드나드는 학생들은 건물이 무너질 듯 흔들리고 균열까지 생겼던 지난 주말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며칠이 지났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금이 간 건물이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했다.
한 여학생은 "주말 동안에는 정말로 건물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기숙사 안팎에서 끊이지 않았다"라며 "이틀이 지났지만,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입장에서는 여전히 불안이 가시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당시 상황을 겪은 학생들의 목소리는 이미 학교 안 이곳저곳에 퍼져 나가며 더욱 큰 불안감을 만들어 내고 있다.
또 다른 여학생은 "소동을 경험했거나 이를 전해 들은 학생들 사이에서 '기숙사에서 못 살겠다'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라며 "균열이 생기는 모습을 보며 지진이 한 번만 더 나면 다 무너질 것 같다는 공포감까지 돌고 있다"라고 전했다.
동시에 그처럼 급박한 상황에서도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한 대학 측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시 소동을 겪었다는 한 남학생은 "건물이 심하게 흔들려 밖으로 대피했는데 오히려 안으로 들어가라는 지시를 듣고 당황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이후 학교 측의 대처는 '내진 설계가 되어 있으니 건물은 안전하다'라는 안내 방송 뿐이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숙사생도 "학교 측은 생활실에 금이 간 곳이 없냐고 물어본 뒤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라며 "방학이 되면 적절한 대처를 하겠다고 전해 들었을 뿐 즉각적인 대책은 없었다"라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동의대 측은 "사고 이후 점검 결과 건물 안전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나 이 사실을 학생들에게 충분히 알렸으며, 적절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대학 측의 안전불감증이 지진보다 더 큰 공포와 위협이라는 비난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