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의원 등 무소속 당선자들이 공천 방침에 반대해 탈당했기 때문에 이들의 복당은 당의 오류를 자인하는 격이다. 또 이들 중 대부분이 비박계라는 점도 당권 접수를 노리는 친박계로선 껄끄럽다.
때문에 총선 참패 직후 '전원 복당' 방침을 의결하고 사퇴한 당 지도부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실제 복당 시점이 전당대회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총선 다음날인 지난 14일 최고위는 '해산' 선언과 함께 탈당한 당선자들의 '복당' 방침을 발표했다. 김태호 전 최고위원은 "개혁적 보수에 동의하는 모든 인사에게 문호를 개방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방침은 이튿날 뒤집혔다.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된 원유철 원내대표는 15일 "특정 인사의 복당 여부를 거론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사실상 '복당 불가' 입장을 드러냈다.
원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유 의원을 복당시켜선 안 된다는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며 복당을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자 이번엔 '원유철 비대위'에 반대하는 의원들이 17일 '윤상현 복당 불가' 카드로 맞받아쳤다. 이학재 의원은 "무소속 당선자들의 복당을 허용한다고 여소야대 정국이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별적 복당' 입장인데 겨냥한 대상은 윤 의원이었다.
11명의 무소속 중 여당으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되는 당선자는 유승민(대구 동을), 주호영(대구 수성을), 윤상현(인천 남을), 안상수(인천 중‧동‧강화‧옹진), 강길부(울산 울주), 장제원(부산 사상), 이철규(강원 동해‧삼척) 등 7명이다. 이중 친박계는 윤 의원뿐이다.
윤 의원만 받게 되면 당내 거센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에 '일괄 복당' 방식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의 '복당 허용' 결정 이후 당의 공식 입장은 "복당 결정을 수용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여당 출신 무소속 당선자들은 선거 운동 기간 중에도 '복당' 방침을 밝힌 뒤 국민들의 동의를 얻어 당선됐다"고 설명했다.
친박계가 공식 입장을 거슬러 복당에 반대하는 이유는 당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여당의 당선자 중 친박계와 비박계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의원들이 꽤 많다"며 "이들이 흔들려선 안 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
무소속 당선자들을 일거에 복당시킬 경우 '공천 학살' 등 당의 주류가 행했던 전횡이 다시 부각되면서 '쇄신' 요구가 거세지며 '바람'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도 부담스런 대목이다.
때문에 전대를 통해 당권을 장악하려는 친박계 후보들은 무소속의 복당이 계속 미뤄지기만 바라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친박계 일각에선 거꾸로 '조기 복당'을 바라는 기류도 감지된다. 국회의장 경선을 준비하는 서청원 의원이 같은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을 배출하려면 일단 원내 제1당으로 복귀해야 하는데 현재 122석인 새누리당 입장에선 탈당한 7명을 복당시켜야 가능하다.
서 의원으로선 20대 국회가 시작되는 6월 전에 전원 복당을 허용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5월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까진 복당 문제가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다가 전대 직전인 6~7월쯤 다시 '복당' 이슈가 크게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