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원전시설이 밀집한 영남권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지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과 16일 일본 구마모토 현에서 규모 6.5와 7.3의 강진이 발생한데 이어 16일에는 에콰도르 수도 키토에서 북서쪽으로 170㎞ 떨어진 태평양 해안 지점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다.
두 나라에서는 수백여 차례의 여진이 잇따라 발생하며 현지인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일본 강진은 부산과 울산은 물론, 포항과 경주 등에서도 감지돼 시민들이 119에 확인하는 등 소동이 일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들어 북한을 포함한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은 17차례다. 이 중 영남과 동해에서 발생한 지진은 9차례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지난해도 44차례의 지진 중 16차례가 동해를 비롯한 영남권에서 일어났다.
이처럼 영남, 특히 경북동해안지역에서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단층과 암석 연약층이 넓게 분포돼 있어서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 중의 하나가 단층이나 암석 연약층이 존재하는 곳"이라며 "우리나라에서 단층과 암석 연약층이 가장 많이 분포돼 있는 곳은 경북동해안인 만큼 지진 발생도 다른 지역에 비해 잦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영남권이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지역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한수원 등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가동 중인 원전 24기 중 영남권에서 가동 중인 원전은 경주 월성원전 6기와 울진 한울원전 6기, 부산과 울산 고리원전 6기 등 18기다.
전체의 75%가 영남권에 위치해 있고, 현재 건설되고 있거나 계획 중인 원전까지 합하면 2030년에는 모두 26기 이상의 원전이 영남권에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경주 중저준위방폐장이 준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상태다.
2011년 발생한 동일본대지진과 같은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경우 영남지역에 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게다가 기상청은 최근 발생한 일본 지진이 한반도에 규모 5.0∼5.5 사이의 지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놔 불안감이 더 확산되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1978년 지진관측을 시작한 이후 45년 간 규모 5.0 이상의 지진은 6~7년의 주기로 모두 6차례 발생했다"며 "이를 감안하면 올해쯤 우리나라에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