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화장실 확 바뀐다 "특급 호텔급 업그레이드"

재원은 수익자 부담…휴게소 운영업체가 1/2부담

화장실 개선안(좌), 건식형 바닥 (사진=도로공사 제공)
그 사회의 문화 수준을 보고자 한다면 화장실의 수준을 보라는 말 처럼 한 사회나 조직의 문화적 수준은 화장실의 모습과 관리상태, 사용습관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잘 보이지 않는 이면에 위치해 있지만 누구나 이용해야만 하는 시설이라는 사실에는 여러가지 함축적인 의미가 있다. 화장실의 시설수준을 통해 그 사회의 경제적 수준을 짐작할 수 있고 관리상태는 사회 구성원들의 문화적 수준을 그대로 보여준다.

소득수준이 낮고 민도가 낮은 후진국은 하나같이 화장실이 지저분하지만 잘사는 선진국들은 사회가 잘 갈무리돼 있듯이 화장실 또한 깔끔한 경우가 많다.

한국은 지난 1986년과 1988년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치르면서 공공시설인 화장실에 대한 대폭의 투자가 이뤄져 그 이전에 비해 수준이 크게 업그레이드됐고 웬만한 공공시설물에 딸린 화장실에는 관리인이 배치돼 있다.

보이지 않는 사회의 이면까지 챙길만큼 여유가 생겼다는 반응이기도 하지만 전체적 문화수준이 높아져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전국의 도로망이 사통팔달로 시원하게 뚫리고 '1인1승용차 시대'를 앞둔 요즘, 자동차를 이용한 이동이 일상이 되면서 인천국제공항이나 수도권 공원, 박물관 보다도 고속도로 휴게소에 위치한 화장실을 이용할 빈도가 훨씬 높아졌다.

전국 고속도로가 워낙 많은 유동인구를 수용하고 있는 까닭인지 주말이나 연휴기간 고속도로 화장실의 관리상태는 엉망인 경우가 많고 이용자가 많아 악취가 진동하는 화장실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하루평균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 이용자수는 140만명이다.

김학송 도로공사 사장이 화장실 개선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도로공사 제공)
도로공사가 지난 2월 한달동안 전국 2만2천393명의 고속도로 화장실 이용객조사를 실시했더니 '화장실 수준에 만족한다'는 답은 65%에 그쳤다. 이같은 조사결과를 수렴 도로공사는 전면적인 화장실 쇄신에 나서기로 했다.

2016년 5월초 화장실 혁신작업에 착수 연말까지 재단장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도로공사 휴게소 담당부서 관계자는 18일 "휴게소 화장실을 일류 호텔급으로 탈바꿈 사킨다는 목표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외부 인테리어 고급화 외에도 ▲고유의 창호형 출입문 ▲건식형 고급 바닥재 ▲절수형 변기 설치 ▲휴지통 없는 화장실 탈바꿈 ▲화장실 책임관리제 도입 등을 추진하되 재원은 수익자 부담원칙을 어느 정도 감안해 도로공사 1/2, 휴게소 운영업체 1/2로 나눠 부담하기로 했다.

사업의 긍정적인 취지에도 불구하고 국가예산을 낭비한다는 여론이 일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고속도로에서 많은 이윤을 내고 있는 휴게소측에서 비용의 상당부분을 맡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도로공사의 계획대로 화장실 업그레이드가 이뤄지면 휴게소 화장실은 한국사회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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