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만의 여소야대 정국을 넘어 12년만에 제1당의 자리마저 넘겨주면서 새누리당은 한 석이 아쉬운 상황이다.
이대로라면 다수당에게 주어지는 기호 1번은 물론 국회의장과 운영위원장 자리까지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에게 내주게 될 처지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는 총선 다음날인 지난 14일 저녁 긴급회의에서 자당 출신 무소속 당선자 전원의 복당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무소속 당선자 11명 중 새누리당 출신은 강길부(울산 울주), 안상수(인천 중‧동‧강화·옹진). 유승민(대구 동을), 윤상현(인천 남을), 이철규(강원 동해·삼척), 장제원(부산 사상), 주호영(대구 수성을) 등 모두 7명이다. 이들이 복당하면 새누리당 의석은 129석으로 늘어 123석의 더민주를 제치고 제1당에 복귀하게 된다.
이미 안상수‧윤상현 당선자는 15일 복당을 신청했고 유승민 등 나머지 당선자들은 복당 시기와 방식을 조율하고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이같은 복당 허용 방침에는 적잖은 걸림돌이 있다.
우선 표심의 심판으로 제2당으로 전락한 여당이 ‘무소속 복당’이란 인위적 수단으로 1당 지위를 회복하려는 시도가 민심에 역행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더구나 이들 무소속 당선자들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으로부터 ‘양반집 도련님’‧‘월급쟁이’‧‘저성과자’ 등의 조롱을 받은 끝에 공천에서 탈락해 탈당한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원유철 비대위원장과 최경환 전 부총리 등 친박계들은 총선 직전까지도 “당헌당규상 탈당한 사람이 복당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다”며 “과반수가 안 된다고 해도 안된다”고 복당 불허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복당을 허용한다는 것은 자신들이 ‘무원칙 보복 공천’을 자인하는 꼴이 된다.
특히, 민심의 분노를 촉발시킨 공천학살의 시발점인 유승민 당선자의 복당은 최대 고민거리다.
친박계 강경파들은 당 정체성에 역행해 퇴출시킨 인사를 개선장군으로 만들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원 비대위원장은 15일 첫 기자간담회에서 유 당선자의 복당 여부에 대한 질문에 “특정인을 거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즉답을 피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친박계 일각에서는 유 의원을 제외한 ‘선별적 복당’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김무성 죽여버려”라는 막말로 공천에서 배제됐던 친박계 윤상현 의원과의 형평성 논란과 함께 민심의 더 큰 분노에 직면할 수 있다는 비판이 비박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복당을 조기에 허용할 것이냐, 방식은 선별이냐 일괄이냐. 새누리당의 고심이 깊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