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외교관 출신 국회의원은 심윤조(서울 강남갑), 김종훈(서울 강남을) 의원이 있고 박민식(부산 북구강서갑) 의원은 특수부 검사 출신이지만 외시(22회) 합격 후 잠시 외교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이들은 모두 새누리당 소속으로 여당 우세 지역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권 심판론의 유탄을 맞고 자리 보전에 실패했다.
우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새누리당 간사를 맡고있는 초선의 심윤조 의원은 아예 공천 단계에서부터 탈락했다.
인근 지역구의 김종훈 의원 역시 '강남벨트'가 무너지면서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에 패해 재선에 실패했다.
박민식 의원은 이번에 3선 연임에 성공했을 경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될 가능성이 예상됐지만 허사가 됐다.
박 의원은 아직도 외교부 내 외시 동기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지속하고 있어 외교부 입장에선 부처 업무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데 있어 든든한 우군을 잃은 셈이다.
이들이 모두 여당 텃밭에 지역구를 둔 까닭인지 새누리당은 이번 비례대표 공천에도 외교관 출신을 배치하지 않아 이들의 공백은 더욱 커졌다.
그나마 더민주당은 6자회담 초대 수석대표 등을 역임한 이수혁(외시 9회) 전 독일대사를 비례대표(15번)로 공천했지만 당선권은 13번 순위에서 끊겼다.
외교관 태생뿐만 아니라 군 출신들도 고배를 마셨다.
17대 비례대표 의원에 이어 18, 19대는 지역구에서 잇따라 당선돼 3선의 중진 역할을 해온 황진하 의원(경기 파주을. 새누리당)이 낙선했고, 더민주당에서도 백군기 의원(경기 용인갑)도 비례대표에 이은 재선 도전에 실패했다.
이번 총선에서 군 출신 당선자는 재선에 성공한 새누리당의 김성찬, 김종태 의원, 더민주당 민홍철 의원, 비례대표로 초선 뱃지를 단 이종명 예비역 육군대령, 윤종필 예비역 육군 준장(이상 새누리당), 김중로 예비역 육군 준장(국민의당) 등 총 6명이다. 19대 총선에서 군 출신이 11명 당선됐던 것에 비하면 반토막이 난 셈이다.
이처럼 외교안보 계통의 원내 진출이 크게 줄어든데다 '여소야대' 국회가 된 만큼 국정쇄신 요구가 강하게 일어나면서 외교안보 정책을 포함한 국정기조 전반의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에 성난 민심이 준엄한 심판을 내린 배경에는 저성장과 양극화 등 경제분야 실정 및 비민주적인 국정 운영 외에도 외교안보의 실책도 적잖이 작용했다.
정부는 집권 초반 외교 분야에선 좋은 평가를 받는 듯 했지만, 결과적으로 북핵 관리에 실패하며 한반도 긴장을 격화시켰고 일본과는 위안부 문제를 놓고 갈등을 심화시키는 등 곳곳에서 난맥상을 드러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