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에선 소속 수도권 후보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다른 야당에선 야권 표 갈림 현상이 더 두드러져 여당에게 '어부지리'만 안길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수도권의 판세가 더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
◇ 국민의당 수도권 지지율 상승에 '고무'
호남에서 제1야당을 밀어내고 기선을 잡은 국민의당의 상승세가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3월 5주차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당은 1월 창당 초기의 지지율을 대부분 회복한 12%의 정당지지율을 보였다. 수도권에서도 동반상승해 서울 12%, 경기 14%를 기록했다.
이는 갤럽조사에서 최저 지지율을 기록한 2월 4주차 조사에서 전체 지지율 8%를 기록하며 서울과 경기에서 각각 8%와 10%를 차지한 것과도 적지 않은 차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www.nesdc.go.kr) 참고)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도 "국민의당의 전체 당 지지율이 오르면서 수도권에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당은 고무된 분위기다. 수도권에서 안철수 대표(서울 노원병) 외에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가 거의 없다시피 한 현실에서 이는 '가뭄의 단비' 같은 현상이기 때문이다.
국민의당은 당 지지율이 일부 후보 쪽으로 벌써 옮겨오고 있다고 자체 분석하고 있다. 김희경 대변인은 "문병호 의원 등 현역 의원 지역구와 은평을, 관악갑을 등 10곳 정도는 후보 지지율이 상승하는 게 보인다"고 말했다.
◇ "1등은 못하고 2등만 떨어뜨리는 효과" 우려도
국민의당 수도권 지지율 상승이 최소한 자당의 비례대표 의석수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야권 전체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국민의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대부분 3등 이하의 성적을 보이고 있어, 후보 지지율이 큰폭으로 오르지 않는 이상 당선권에 들기보다는 더민주 후보의 표를 빼앗아 오는 효과가 더 클 것이기 때문이다.
용인대 최창렬 교수는 "국민의당의 호남 약진은 반(反) 문재인 정서에 기반을 둔 것이기 때문에 수도권에 미칠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며 "오히려 여당에게 어부지리를 주는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수도권에서 20여곳이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선거가 치러지는데 적은 표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접전지역이 대부분 여기에 포함된다. 이런 지역에서 국민의당 후보에게 쏠릴 표는 상대적으로 여당 후보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줄 수 있다.
일각에선 야권 지지자들이 전략적 투표를 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이라는 신중론도 있다.
한겨레.한국리서치가 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선 야권 지지층 33%는 애초 지지한 후보가 아닌 '경쟁력'있는 후보를 찍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는 "이번 주말이면 야권 지지자들이 전략적으로 더민주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지, 국민의당 후보들이 지지율 상승세에 올라탈지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