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에나 출시될 테슬라 ‘모델3’를 두고 세계 곳곳에서 폭발적인 반응이 나오는 것은 이유가 있다.
1회 충전에 346㎞를 가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로 속도를 내는데 6초가 걸리는 등 내연기관 자동차 못지않은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자율운행(오토파일럿) 기술도 지원한다. 반면 가격은 4천만원대이다.
물론 국내 전기차 시장에는 악재이다. 현재 국내에선 현대차(아이오닉)와 기아차(쏘울·레이), 한국GM(스파크)과 르노삼성(SM3 Z.E), BMW(i3), 닛산(리프) 등 국산차 4곳과 수입차 2곳이 7종의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테슬라 돌풍 속에 제주도 등 국내 지자체의 전기차 민간 공모는 미달 사태를 빚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일각에서는 일론 머스크 CEO의 테슬라가 내년 말 출시할 것이라는 모델3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한다. 테슬라가 자동자 업체와 달리 아직 대량생산 경험이 없기 때문에 내년 말 실제로 제품이 나오기까지는 변수가 많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미 양산되고 있는 전기차와 내년 말에 나올 모델3를 비교를 하는 것이 격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한 예로 현대차의 아이오닉 전기차는 현재 1회 충전에 따른 주행거리가 180㎞지만, 2018년 전후에는 주행 거리를 대폭 늘린 전기차 생산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재용 이화여대 교수는 "테슬라가 대량 생산에 성공한다고 해도, 전기차의 대중화는 또 다른 문제"라며 "전기차가 대중화되는 데는 충전시설의 대폭적인 확대 등 인프라 구축이 병행되어야 하고, 인프라 구축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소비자들의 사전예약 취소가 잇따라, 초반 돌풍이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회의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모델3가 혁신제품으로서 국내 자동차 업계에 중요한 과제를 던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의견을 같이 한다. 국내 업계가 때를 놓치면 자칫 전기차 시장에서 낙오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기 때문이다.
한 발 더 나가 자동차는 사물 인터넷(IoT)과 인공지능 등 온갖 미래 기술이 집약되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국내 각 분야의 협력을 유도하는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고태봉 팀장은 "테슬라보다도 무서운 것은 구글과 애플 등 초대형 IT 업체가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전기차 등 미래 자동차를 들고 나올 때"라며 "현대차와 삼성 등 국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의 선진 기술까지 미래 자동차 산업으로 연결시키는 협력 체제가 구축되어야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