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권을 얻기 위해 죽어간 수많은 이들의 희생에서, 투표를 통해 세계 최고의 복지제도를 구축한 나라들까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EBS는 "국내 최초로 투표권의 역사와 의미를 조명한 기획"이라고 전했다.
총 2부로 구성됐다. 1부는 '인간의 권리, 당신의 한 표', 2부는 '표의 주인, 누구를 위한 투표인가?'이다.
1913년, 영국 엡섬 더비 경마장에서 전속력으로 달려오는 왕의 말에 뛰어들어 무참히 사망한 에밀리 데이비슨. 1965년 미국 셀마에서 평화행진을 벌이다 구타와 총상을 입고 숨진 사람들. 1789년, 프랑스 바스티유 감옥에서 비참한 삶 대신 인간다운 삶을 부르짖다 희생된 사람들.
이들이 목숨과 맞바꾼 것은 바로 국가의 주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투표권이었다.
"조상들이 더 많은 자유를 얻기 위해 싸웠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됩니다." -올리비에 블랑(프랑스 역사학자)
"투표하지 않는 것이 어렵게 획득한 권리를 포기하는 일이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아니끄 르쁘띠(프랑스 국회의원)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없다면, 인간으로서 사는 게 아닌 거죠.” - 샘 워커(미국 셀마 행진 참가자)
“투표권이 없었던 시절, 여자들은 하인이나 다름없었습니다.” - 이라 베르겐(스위스 여성 단체 이사)
미국에서 흑인 투표권이 인정된 것은 1965년, 스위스에서 여성 투표권이 인정된 것은 1971년에 이르러서다. 여성들은 자신의 재산이 인정되지 않았고, 남성들의 소유물로 여겨졌다. 또한 흑인들은 백인 전용 레스토랑이나 학교, 극장에 출입할 수 없었으며, 심지어 식수까지도 흑인 전용으로 된 더러운 물을 마셔야 했다.
‘투표권이 곧 자유다’라고 외치며 불평등에 맞서 싸운 사람들. 방송은 그들에게 투표권은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목숨과 맞바꿀 만큼 소중한 권리였던 것이다고 말한다.
올해 45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뜨거운 열기로 달아오른 미국. 첫 예비선거를 치르는 뉴햄프셔 주는 그야말로 축제의 장이었다. 각 당 후보의 유세장에는 다른 주에서 찾아온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런데 유세장 뿐 아니라 투표소에서 눈에 띄는 것은 부모 손을 잡고 온 어린아이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미국에서는 가정과 학교에서 유치원 때부터 투표가 국민으로서 행사할 수 있는 최고의 권리인지를 가르친다. 유치원생들은 투표소에서 견학수업을, 초등학교에서는 실제 선거와 최대한 가깝게 유권자 등록부터 투표 및 개표과정을 교육하는 모의선거를 실시한다.
학교 교육의 근본원칙을 민주주의에 두고 있는 스웨덴에서는 어린이가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다. 국회에서 직접 정치인을 만나고, 초등학교 정치 수업에서 8개 정당 중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대한 토론을 벌인다.
방송은 투표가 국가의 주인으로서 누리는 최고의 권리라는 사실을 가르치고,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한 표를 행사하는지 교육하는 나라의 현장을 소개한다.
이어 호주와 스웨덴, 스위스의 이야기를 전한다.
호주는 2013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투표율 93.2%로 세계에서 가장 투표율이 높았다. 스웨덴은 2014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투표율 85.8%로 의무투표제를 시행하지 않는 나라들 중 투표율이 가장 높았다. 스위스는 1년에 30~40회나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세계에서 가장 투표를 많이 하는 나라이다.
방송은 세 나라의 공통점은 높은 투표율만큼이나 국민들의 삶의 질이 높다고 말한다. 이어 국민들이 투표를 통해 정치인을 확실하게 심판함으로써, 정치인은 국민의 목소리와 요구를 반영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것이라고 설명한다.
국가의 주인으로서 제대로 된 한 표를 행사함으로써 행복을 만든 나라들을 통해, 국민들의 한 표 한 표가 모여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우리의 한 표가 가지는 힘과 의미에 대해 되돌아볼 예정이다.
EBS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2부작 'The Vote'(더 보트)는 9일과 10일 오후 4시 45분에 각각 방송한다. 재방송은 총선 당일인 13일 12시 10분부터 1, 2부를 연속 방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