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멕시코 FTA 실무협의체 올해 내 출범

양국 정상회담서 합의…협의체서 한국 TPP 가입지원도 다뤄

멕시코를 공식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뻬냐 니에또 멕시코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실무협의체를 연내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4일(현지시간) 오후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통해 FTA 등을 논의할 실무협의체 첫 회의를 금년 4분기 중 개최한다는 데 합의했다.

실무협의체는 양국 FTA 관련 협의는 물론, 우리나라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시 멕시코의 지지·지원 등 다양한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양국 수장의 격을 비롯한 구성 관련 구체적 협의는 추후 이어질 전망이다.


FTA 체결시 우리나라는 최고 20%에 달하는 자동차·철강·전자 등 주력 수출품의 고관세 철폐, 최근 투자증가 추세에 맞춘 투자자 보호강화, FTA 체결국 기업에 대한 우선권을 기반으로 한 멕시코 조달시장 진출 등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멕시코는 미국과 EU 등에 비해 경쟁조건이 불리했던 자동차·농산품(소고기, 돼지고기, 커피) 등의 대한 수출 확대, 동북아로의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한 81% 수준의 대미 교역의존도 해소 등의 효과가 예상된다.

앞서 박 대통령은 멕시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양국간 조속한 무역투자 확대와 경제협력 강화를 위해 한·멕시코 FTA를 체결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 FTA가 체결된다면 상호 윈윈의 결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멕시코는 국민의 정부 시절부터 칠레에 이어 두번째 FTA 대상국으로 선정됐지만, 칠레와 달리 2008년 이후 FTA 협상이 중단돼 있다. 이에 따라 중남미 주요국가 가운데 멕시코는 유일하게 양자 및 다자 FTA 논의가 없다.

우리나라의 중남미 FTA 현황은 칠레·페루·콜롬비아와는 ‘체결 완료’, 중미 6개국·에콰도르와는 ‘협상 중’ 상태에 있다. 브라질·아르헨티나 등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와도 공동협의체 설립을 통해 협상기반을 조성이다.

한·멕시코 FTA 논의가 지연된 데는 멕시코가 ‘거대 FTA’인 TPP 쪽에 훨씬 더 비중을 둠에 따라 우선순위에서 밀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멕시코는 지난해 10월 타결된 TPP 참여 12개국 중 하나다.

하지만 참여국 각각의 의회 비준이 완료되고 최종적으로 TPP 발효되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걸릴 전망이어서, 멕시코가 한·멕시코 FTA를 통한 우회로를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역시 TPP 가입을 검토하고 있어, 향후 실무협의체를 통해 양국이 상호보완적 공조를 할 수 있다.

안종범 경제수석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과 멕시코 간에 FTA를 협의를 하도록 했다는 점, 그리고 우리의 TPP 가입 시에 멕시코가 지원하겠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고 실무협의체의 의의를 설명했다.

안 수석은 “우리 정부가 TPP 가입 선언을 언제 할 것인지에 대한 것은 아직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며 “TPP 진전 상황에 따라 FTA의 의미가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나, 현재로서는 FTA 논의가 다시 시작되는 것 자체가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양국은 FTA 실무협의체 추진과 별도로 비관세장벽 완화 등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자유무역 기반을 넓혔다.

이번 순방을 계기로 양국 기관간 전자상거래 및 수출입 협력증진 관련 4건의 MOU가 체결됐다. 이에 따라 멕시코에 대한 우리나라 전자상거래 수출 규모가 현재 1억4000만 달러에서 2018년까지 3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 표준·인증분야 협력 MOU, 전대라인 설정 및 수출금융협력 MOU 등이 체결됨에 따라 멕시코의 기술규제를 통한 비관세 장벽의 완화, 수출금융 지원 확대 효과를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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