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성동을은 더불어민주당 이지수 후보와 국민의당 정호준 의원이 시민단체 중재 단일화 방식에 극적으로 합의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의미 있는 합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서울 중·성동을에 출마한 더민주 이지수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단체를 통한 단일화방안을 제안했고, 이 후보의 제안 직후 국민의당 정호준 의원이 제안을 수용하면서 단일화 논의의 물꼬를 텄다.
이 후보는 "후보자간 이해득실을 떠나 좀 더 객관적이고 수용가능한 단일화를 위해 제3의 세력, 시민단체를 통한 단일화방안을 제안한다"고 했고, 정 의원은 "시민사회단체 통한 중재든 협상이든, 후보 간 협상이든. 단일화 협상은 어떤 것이든 응하겠다"고 화답했다.
박 후보는 "국민의당이 추구하는 제3당의 길을 존중한다"면서도 "이번 총선은 제3당의 성공을 가늠해보는 정치 실험의 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안철수 대표가 지난해 12월 당을 떠나면서 '새누리당 세력의 확장을 막고 더 나은 정치로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떠난다'고 했는데 당을 떠날 때의 마음을 한번만 더 돌아봐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민의당 김신호 후보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야권연대에 긍정적이지 않다. 국민의당 정책을 알리는 국민의당 후보로 완주하고 싶다"며 박 후보의 제안을 일축했다.
김 후보는 "박 후보에게 직접 제안이 온 것도 전혀 없다"고 전했다.
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더민주 강병원 후보도 정의당 김제남 의원에게 여론조사 결과 김 의원의 득표율에 20%의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을 추가로 제안했다.
하지만 김제남 의원 측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이미 서울 강서병 야권단일화 방식으로 채택했던 국민배심원평가와 여론조사를 혼합한 단일화방식을 제안했지만 강 후보 측에서 거절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의원 측은 "전화여론조사는 조직력 싸움인데 20% 가산점을 준다고 해도 우리에게 우리한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수도권 개별후보들의 야권연대 요구는 빗발치고 있지만 투표용지 인쇄 시작 전 야권 단일화가 급진전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더민주 정장선 선거대책본부장은 3일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우리 당에서 단일화 이야기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에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부진한 야권단일화 대신 정부여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드는데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김종인 대표도 이날 제주의 한 식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한 전국적 기반을 구축하려는 사람이기 때문에 연대해서 기반이 없어지는 것이 불안해 연대를 못하는 것"이라며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총선에 별 관심이 없다"고 비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