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GV 영화값 세분화로 좌석당 430원씩 수익 올라"

소비자단체협 분석 결과…"자리마다 가격 나눠놓고 실질적 가격인상 효과"

(사진=자료사진/노컷뉴스)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CJ CGV가 현재 좌석별로 관람료를 다르게 받고 있는 것을 두고 "실질적인 가격 인상"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CGV는 지난 3일부터 좌석별·시간대별로 관람료를 세분화했다. 특히 좌석은 세 단계로 구분해 '이코노미존'은 기존 가격보다 1000원 낮게, '스탠다드존'은 기존 가격과 동일하게, '프라임존'은 1000원 높게 받고 있다. 이에 대해 CGV는 "소비자 선택을 다양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김자혜) 물가감시센터(공동위원장 김천주·김연화)는 CGV의 좌석별 예매현황을 모니터링하고, 가격인상 효과를 분석한 뒤 "좌석별 가격 차등화가 사실상 가격인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30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7일간 서울 영등포·용산·강동·구로·왕십리에서 상영된 영화 중 '귀향'과 '주토피아'의 예매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코노미존의 관람료가 낮아졌는데도 가격이 오른 프라임존의 예약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영화의 이코노미존 예약률은 주중 0.6%∼1.1%, 주말 5.3%∼19.5%로 이코노미존 전체 좌석수 1만 9376개 중 예약(구매) 된 좌석은 870개에 불과했다. 반면 프라임존은 3만 4825개 좌석 중 1만 535명이 좌석을 예약했으며, 주중 15.1∼22%, 주말 45.5%∼60.3%의 예약률을 보였다.

"다수의 소비자들은 극장 측에서 주장하는 소비자 혜택보다는 가격인상 효과를 더욱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물가감시센터의 설명이다.

센터는 "이코노미존은 관람하기 불편한 앞좌석 2∼3줄로 지정돼 있고, 프라임존은 중앙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구성돼 있는데, 이코노미 좌석은 관람료가 1000원 인하됐지만 여전히 비선호하는 구역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렇다 보니 소비자는 선택권 확대보다는 실질적인 가격인상으로 느낄 수밖에 없으며, 관람료가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프라임 좌석을 구매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가감시센터는 CGV의 좌석별 관람료 세분화에 따른 가격인상 효과를 조사 기간(1주일)·대상(5개 상영관·2개 영화)에 한정해 분석했다. 이코노미존을 예약한 관객은 870명, 프라임존은 1만 535명으로 조사됐고 두 구역의 관객수는 약 1만 명이 차이났다.

센터는 "이는 관람료 차등화에 따라 '1만 명×1000원 = 약 1000만 원'의 추가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 가능하다"며 "전체 관객수로 나눠보면 점유 좌석당 약 430원의 가격인상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조사의 한계로 일부 상영관과 영화에 한해 모니터링이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프라임존 1000원 인상에 따른 연간 추가수익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자 선택 확대를 빌미로 자리마다 가격을 나눠놓고 실질적으로는 가격인상 효과·수익 증대를 꾀한 것 아닌지 의구심이 제기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좌석별 가격 차등화를 전면 재검토하고, 서비스 개선을 통해 고객 만족도 높여야 한다는 것이 물가감시센터 측의 요구다.

센터는 "영화관은 콘서트, 뮤지컬, 스포츠 경기와 같이 규모에 대한 체감 수준이 크게 차이나지 않고, 비행기처럼 좌석의 퀄리티(quality) 차이가 존재하지도 않는다"며 "CGV는 설득력 없고 소비자 혜택도 없는 좌석별 관람료 차등화가 아니라 매점가격 합리화를 포함한 서비스 개선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여 고객들이 영화관을 더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비자단체는 좌석별 관람료 차등화에 대해 비판을 제기하며, 멀티플렉스 후발업체들이 유사한 방식으로 편법 가격인상 제도를 채택하는지 예의 주시할 것"이라며 "가격차등화라는 말로 포장한 CGV의 편법 가격인상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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