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 반도체는 실리콘과 같은 무기반도체와 달리 가볍고 유연해 다양한 전자소재에 응용이 가능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유기반도체는 낮은 성능과 집적 기술의 한계로 인해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한국연구재단 박찬언 교수(포항공대)와 김세현 교수(영남대) 연구팀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고성능의 유기 반도체 단결정을 성장시키는 동시에 수십 나노미터(nm) 수준의 미세한 패터닝 공정방법을 개발했다.
'패터닝 공정방법'은 박막에 형상을 구현하는 공정이다.
공정방법은 액체가 좁은 관을 타고 상승하는 모세관 현상에 착안했다.
하부 기판과 패턴이 있는 몰드 사이에 압착된 반도체 용액이 나노 크기의 모세관을 타고 상승하며 자연스럽게 나노 크기로 패터닝되고, 이후 용액이 증발하면서 유기반도체 단결정이 생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그 결과, 50나노미터의 유기 반도체 단결정이 50나노미터 간격으로 정렬된 대면적 유기 반도체를 제작할 수 있었다.
제작된 반도체는 최대 전하 이동도의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이는 학계에 보고된 최고 성능에 매우 근접한 수치로 고성능의 유기 반도체가 신뢰성 있게 구현되었음을 의미한다.
'전하이동도'는 박막트랜지스터의 성능을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로 전계가 가해졌을 때 전하의 이동속도를 뜻한다.
이번 연구는 유기 반도체의 상용화에 있어 중요한 이슈인 고성능 유기 반도체 생성 및 미세 패터닝하는 작업을 일원화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박찬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높은 전하 이동도를 가지는 유기 반도체를 나노 패터닝까지 할 수 있게 되어 향후 유기 반도체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배터리 및 메모리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2월 24일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