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언급한 특이점은 '기술이 인간을 넘어 새로운 문명을 낳는 시점'을 뜻한다. 생물학적인 인간의 조건을 뛰어넘도록 만드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신인류'의 도래를 낳을 것이라는 말이다.
그 중심에는 알파고를 통해 세간의 이목을 끈 인공지능(AI)이 있다.
자신의 미래 전망을 실현시킬 이유였을까. 레이 커즈와일은 최근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의 대국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바둑 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의 임원진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SF평론가인 박상준 서울SF아카이브 대표는 "레이 커즈와일은 구글의 임원으로 들어가서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있다"며 "그는 인공지능이 고도로 발달하게 되면 인간들과 결합해 '포스트 휴먼'이 등장할 거라고 예측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본래 사업인 검색엔진 영역에 충실하기 위해서라도 커즈와일을 비롯한 구글의 임원진은, 컴퓨터 스스로 인간에 필적하거나 인간보다 똑똑한 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 점에서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은 구글이 자사 인공지능의 발전을 환기시키려는 전략으로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전공학을 통해 생물학의 원리를 파악하고, 나노기술을 통해 그 원리들을 자유자재로 조작하게 되면 이미 인간은 물질적으로 신이나 다름없는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쐐기를 박는 것이 강력한 인공지능이다.
결국 인간의 지적 수준에 맞먹는 인공지능이 등장하면 그로부터 인간을 넘어서는 인공지능이 등장하는 건 순식간이라는 말이다. 이에 따라 문명은 생물학적 인간들의 손아귀를 벗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책을 통해 커즈와일이 펼치는 논조다.
인공지능이 현실에 미칠 영향력 등을 연구하는 정지훈 경희사이버대 IT디자인융합학부 교수는 "커즈와일의 경우 인간이 로봇, 인공지능과 결합해 새로운 종으로 태어나야 한다고 본다"며 "인공지능이 인간에 우호적인 입장을 갖지 못하면 커즈와일의 생각도 실현 불가능하기에, 그도 이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우호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학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현재 흐름이라면 인공지능은 우리가 모르는 환경에서 어느 순간 자율성을 갖게 될 텐데, 이럴 경우 인공지능이 생존을 위해 스스로를 복제하면서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그 이전에 복제를 주도하게 될 최초의 씨앗과 같은 인공지능에게 인간에 대한 우호성을 심어 줘야 한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정 교수는 "커즈와일 같은 경우 인간이 로봇, 인공지능과 결합해 새로운 종으로 태어나야 한다고 본다"며 "인공지능이 인간에 우호적인 입장을 갖지 못하면 커즈와일의 생각도 실현 불가능하기에, 그도 이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세돌 9단과 대국을 치르고 있는 알파고에 대해 "실전을 거듭할수록 알파고의 학습력이 좋아질 것"이라며 "인공지능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딥러닝' 방식보다, 직접 두면서 문제를 파악하는 '강화학습'을 통해 발전하는 만큼, 이번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을 통해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예상보다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가 빠르다"며 "2045년 정도 돼야 인공지능의 수준이 인간과 비슷하게 될 줄 알았는데, 10~20년 정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