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유승민 '낙천' 예고?…"정체성 위반, 대가 치러야"

윤상현 불쏘시개 되나…"품위 어긋난 국회의원 부적격"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14일 '품위 위반', '당 정체성', '다선(多選)' 등을 현역의원 공천배제(컷오프) 기준으로 제시했다.

이중 정체성 부분은 유승민 의원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가능해 유 의원을 낙천시키려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유 의원은 지난해 '국회법 파동'으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로 낙인 찍힌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한 기자간담회에서 "오늘은 좀 비장한 각오를 갖고 심사를 하겠다"며 "오늘, 내일은 중요한 결정들을 과감하게 내려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금 남아있는 데가 굉장히 민감한 지역이나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동안 그렇게 쉽게 결정할 수 없었던 곳"이라며 "그래서 아마 상당한 정도의 갈등이나 충돌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감한 지역'이란 유 의원 등이 포함된 대구 지역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이것을 못 넘어서면 개혁공천을 할 수 없다"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이 위원장은 컷오프 잣대로 먼저 '품위'를 거론했다. 그는 "국회의원으로서의 품위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은 경합자에서 빼는 것이 맞다"고 지적했다. 최근 김무성 대표에 대한 '막말'로 파문을 일으킨 윤상현 의원을 지적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
이어 "또 하나는 당 정체성과 관련해 심하게 적합하지 않은 행동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되지 않겠느냐"며 "그래야 앞으로 20대 국회에 가서는 당 정체성에 맞는 행동 등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분위기 만들어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19대에는 너무 그것(당 정체성)이 물렁물렁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9대 국회에서 규율이 느슨했기 때문에 당 정체성과 배치되는 인물이 등장했다는 식의 해석이다.

이는 유 의원을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당 일각에서는 친박계가 정적인 유 의원을 날리기 위해 자기 계파의 희생양을 만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이 위원장은 마지막 기준에 대해 "상대적으로 편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다선 의원의 혜택을 즐길 수 있었던 분들은 정밀하게 조사를 해야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또한 다선‧중진‧고령 의원들이 '현역 물갈이'를 위해 희생될 것이라는 전망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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