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전날 밤 심야 비대위원회의에서 필리버스터 중단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1일 오전 9시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관련해 입장을 밝힐 방침이다.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이 원내대표는 당분간 필리버스터를 계속하자고 주장했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를 비롯한 비대위원들은 이에 반대하며 이 원내대표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에서 출구전략을 모색해야한다는 의견이 많이 나온 것은 자칫 '역풍'이 불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더민주는 지금까지 선거구 획정과 쟁점법안을 연계하려는 여당을 비판하며 획정안 우선 처리를 줄곧 주장해 왔다.
그러나 선거구획정위가 획정안을 국회로 넘긴 이후에도 필리버스터를 계속 고집할 경우 선거구 획정 지연에 대한 비판을 뒤집어 쓸 수 있다는 우려가 지도부 사이에서 제기됐다.
변재일 비대위원이 이종걸 원내대표를 만난 뒤 "정부여당이 최소한의 수정 의사를 표현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선택지가 없다"면서도 "언젠가는 마무리할 것 아니냐"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필리버스터를 통해 적지 않은 여론의 지지와 테러방지법에 대한 여론환기를 이끌어 냈지만 더이상 이어가기에는 동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선거구 획정안이 국회로 넘어온 이후에도 필리버스터를 계속하면 여당에서 '야당의 발목잡기로 선거구 획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언론플레이를 할수 있다"면서 "그럴 경우 당이 되레 불리한 상황에 처할수 있다"고 말했다.
4월 총선에도 큰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 계산도 한 몫했다. 필리버스터가 야권 지지층 결집을 넘어 무당층까지 묶어 내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필리버스터 이후에도 지속적인 당 지지율 상승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야권 지지층의 결집은 이미 상당부분 이뤄졌다는 뜻"이라며 "표 확장성을 위해 무당층을 고려하는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달 23일부터 시작된 필리버스터는 7일만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선거구 획정안은 1일이 공휴일임을 감안하면 2일쯤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크다.
야당이 인권침해 등을 우려한 테러방지법도 획정안과 함께 처리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