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전쟁' 선포는 어디에…다시 자정하는 현대重

협력업체대책위·하청지회 원청비리 폭로...현대重 "일부 사실 확인, 자진신고 운영"

현대중공업 협력업체비상대책위와 사내하청지회는 지난 22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대중공업내 조직적 산재 은폐와 상납 비리가 만연해 있다고 주장했다.(사진 = 울산CBS 반웅규 기자)
현대중공업내 산재 은폐와 상납 비리가 만연해 있다는 주장이 협력업체들 사이에서 나오자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자체조사를 통해 이같은 주장을 일부 사실로 확인하고 비리 자진신고까지 받기로 했는데 상황이 나아질 지 미지수다.


현대중공업 협력업체비상대책위원회와 사내하청지회는 지난 22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중공업내 조직적 산재 은폐와 상납 비리가 만연해 있다고 주장했다.

원청 임원이 자신의 승진을 위해 협력업체와 짜고 산업재해를 은폐하면 해당 임원은 그 업체의 뒤를 봐준다는 거다.

임원의 도움으로 작업물량이 끊기지 않고 확보할 수 있게 된 협력업체는 금품상납으로 화답하는 등 악순환이 계속된다는 지적이다.

한 업체의 경우 매달 5~7백만원 씩 1년 동안 원청 부서 관리자들에게 7천여 만원을 상납했다고 대책위는 폭로했다.

이같은 내용이 폭로되자 현대중공업은 자체 조사를 통해 직원의 비리 사실을 일부 확인 했다고 23~24일 사내 문건에서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굴비세트 등 선물을 받았다는 것은 확인됐지만 현금 부분은 아직 모른다"며 "일단 비리 정황이 포착되었기 때문에 해당 직원의 업무를 정지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급기야 현대중공업은 오는 29일까지 비리 자진 신고기간으로 정하고 전 임직원과 협력업체를 상대로 신고자에게는 포상하겠다고 공고했다.

지난 2014년 현대중공업 임직원과 협력업체 대표들은 비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윤리경영 실천결의 대회를 가졌다.(사진 = 현대중공업 제공)
하지만 2년 전, 현대중공업은 비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윤리경영 실천을 다짐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같은 일이 발생한 터라 얼마나 비리가 근절될 지 의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에 폭로된 비리가 극히 일부분이라는 지적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협력업체비상대책위 관계자는 "하청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분란이나 문제를 삼으면 일을 못하는 중압감이 있기 때문에 말 못하는 비리들이 비일비재 하다"고 말했다.

또 "현대중공업과 협력업체 간의 갑과 을의 관계에서 하도급법 위반, 2중 취업 알선, 뇌물수수, 공금횡령 등이 고정적으로 횡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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