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외전' 스크린 75% 독점 논란…공정위 "조사 해봐야"

영화계 "배급·유통 독점 폐해…법적 규제장치 마련해야" 성토

황정민·강동원 주연의 범죄 오락 영화 <검사외전>이 설 연휴 역대 최다 영화 관객을 견인했다. 그 이면에서 스크린 독점 논란도 뜨거웠다.

국내 스크린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424개인데 <검사외전>은 설연휴 닷새간 하루 최대 1806개 상영관을 확보하며 전체의 75%에 가까운 스크린을 차지했다. 상영 횟수는 4만 5147회로 전체의 51.8%에 달했다.

영화 '검사외전' 포스터
일부 CGV상영관에선 예약률이 낮은 영화의 편성을 <검사외전>으로 변경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이에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파악된 혐의나 법 위반 사실은 없지만 공정거래 차원에서 이같은 스크린 독점 현상에 대해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며 조사의 뜻을 내비쳤다.


공정위는 스크린 독점과 함께 다른 영화 예매자에게 전화를 걸어 상영관 점검 등을 이유로 예약을 바꿔 달라고 요청한 뒤 해당 시간대에 <검사외전>을 상영한 부분 등을 들여다볼 계획이다.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검사외전>은 지난 6∼10일 닷새간 476만 4038명(매출액 점유율 71.5%)이 관람했다. 3일 개봉한 이 영화의 누적 관객은 637만을 넘어 이르면 이번 주말 700만명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검사외전>은 9일에만 117만 4703명을 동원했다. 하루에 100만명 이상 관람한 작품은 앞서 <명량>(2014)과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밖에 없었다.

<검사외전>의 기록은 <명량>(125만 7380명)에 이어 역대 2위다. 역대 설 연휴가 사흘에서 닷새까지 차이가 있지만 이 기간 300만명 이상 동원한 작품은 <검사외전>이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나흘 연휴 동안 217만명을 끌어모은 <수상한 그녀>(2014)가 최고였다. <검사외전>의 흥행 덕에 올 설 연휴 극장을 찾은 관객은 670만 6416명으로 역대 설 연휴 최다를 기록했다. 

그러나 강동원의 코믹 연기가 돋보이는 <검사외전>의 흥행 질주는 스크린 독점이 부채질했다는 지적이다.

국내 스크린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424개인데 <검사외전>은 닷새간 하루 최대 1806개 상영관을 확보하며 전체의 75%에 가까운 스크린을 차지했다. 상영 횟수는 4만 5147회로 전체의 51.8%에 달했다.

일부 CGV에선 예약률이 낮은 영화의 편성을 <검사외전>으로 변경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CGV는 서울, 경기, 대구 등에서 <쿵푸팬더3> 아이맥스 예매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상영관 점검을 이유로 예약을 바꿔 달라고 요청한 뒤 해당 시간대에 <검사외전>을 상영했다. 다른 지역도 <검사외전>의 편성시간을 크게 늘리고 다른 영화 편성은 크게 줄여 관객들이 영화 편성이 적은 다른 영화를 제대로 보기 힘들었다.

영화 <말아톤>을 찍은 정윤철 감독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2월 영화진흥위원회 통계를 보니 9일 명절 때 1800개를 넘어서 <검사외전>이 상영됐고, 이날 하루 매출에 총 70% 이상을 이 한 영화가 가져갔다”고 밝혔다.

정감독은 또 “이는 다양한 영화를 볼수 있는 멜티플렉스가 아니라 한 영화만을 볼수 있는 싱글플렉스”라고 성토했다.

<쿵푸팬더3>를 하던 상영관이 예매 관객에게 전화로 취소를 종용하며 <검사외전>으로 바꿔 상영한 일에 대해서도 정 감독은 “이는 관객 모독이고 관객들을 우롱한 행태”라고 밝혔다.

정 감독은 “대형마트가 재래시장을 경쟁에서 낙오시킨다고 했을 때 우리가 휴일을 쉬게 한다든지 이런 조치를 취하며 상생하는 효과를 내지 않느냐”며 “한 영화가 배급과 유통을 독점해버리는 현 구조는 싱글플렉스이고 다른 영화가 살아남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에 상생을 위해서라도 법적으로 쿼터라든가 어떤 규제를 우리가 짜봐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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