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자녀정책' 또다른 폐해 '비만대국'…성인 3억명 과체중

조부모가 마구 먹여 2-19세 'BMI 25이상 과체중' 18.5%25
"부자되기 전에 늙는다"에서 "부자되기 전에 뚱뚱해진다"

중국이 올해부터 한자녀 정책을 포기했다. 1979년 이래 유지해온 한자녀 정책은 여러가지 폐해를 남긴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와 남녀 성비 불균형 등이 대표적이다.


얼른 눈에 띄지는 않지만 어린이 비만증가도 한자녀 정책이 남긴 유산으로 꼽힌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성인 3억명이 과체중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되고 있다. 비만인구가 세계 최다인 셈이다.

중국 언론은 작년 "조부모가 키운 어린이가 비만이 될 확률은 부모가 키운 어린이의 2배 이상"이라는 영국 버밍엄 대학 연구팀의 조사결과를 크게 보도했다.

광둥(廣東)성의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였으나 정작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중국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수치가 없더라도 일상생활에서 피부로 느끼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한자녀 정책으로 중국에서는 아이 한명에 부모 2명, 조부모 4명이 일반적이었다. 4명의 조부모에 손주가 단 1명이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이 뻔하다. 그러다 보니 아낌없이 먹이려 드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미국 워싱턴대학 보건지표평가연구소(IHME)가 수집한 각국 어린이의 체질량지수(BMI)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중국의 2-19세 연령층의 BMI 25 이상 비율은 18.5%였다.

일본은 13.9%였다. 2003년 13.9%였던 것이 불과 8년만에 급격히 높아졌다. BMI 지수는 체중(kg)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을 통해 지방의 양을 추정하는 비만측정지수다. 25를 넘으면 과체중으로 분류한다.

20세 이상 성인의 BMI 25 이상인구 비율은 중국이 28.3%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30%가 훨씬 넘는다. 일본은 25%였다. 30세 이상 남성의 과체중 비율은 일본도 30%가 넘는다. 현재로서는 큰 차이가 없는 셈이다.

문제는 과체중인 어린이가 이대로 어른이 됐을 때 비만인구도 크게 늘어난다는 점이다. 중국의 과체중 성인은 이미 3억명으로 숫자만으로 볼 때 1억6천만명인 미국을 크게 앞선다.

중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작년에 8천달러 정도였다. 이 수준은 비만이 되기 쉬운 구간으로 꼽힌다. 1인당 GDP가 1천달러 전후일 때는 먹는데 충분히 돈을 쓸 여유가 없어 살이 찌기 어렵다. GDP가 8천달러 정도면 금전적으로 여유가 생겨 탄수화물계통의 음식을 대량 섭취하게 되기 쉽다. 1인당 GDP가 2만달러 이상이 되면 돈을 들여서라도 건강식을 먹게 되지만 중국은 아직 그 수준은 아니다.

비만은 심장병, 고혈압, 당뇨병, 암 등 여러가지 질병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치료비와 약제비 등 의료 비용이 사회 전체에 큰 부담이 된다. 닛세이(日生)기초연구소에 따르면 2014년 중국의 사회보장관련 비용은 2조6천246억위안(약 470조원)에 달했다. 중앙과 지방을 합한 전체 재정지출의 17.2%에 해당한다. 한국, 일본 등의 30%대에 비해 아직 낮지만 앞으로 급속히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이 한자녀 정책을 포기한 것은 급속한 저출산 고령화로 연금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지만 비만에서 비롯된 의료비 증가가 더해지면 상당한 재정압박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에서는 발전도상국인 채로 저출산 고령화를 맞이하는 사태를 우려하는 말로 "풍요로워 지기 전에 늙는다"는 표현이 널리 쓰였지만 요즘은 인터넷에 "풍요로워지기 전에 뚱뚱해진다"는 표현이 등장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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