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중근-윤석민-조상우, 성공적 선발 전환 과제는?

"선발 전환 걱정마세요." 마무리와 필승조에서 선발로 전환하는 LG 봉중근(왼쪽부터)과 KIA 윤석민, 넥센 조상우. (사진=각 구단 제공)
지난 15일부터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스프링캠프를 통한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특히나 이번 봄이 중요한 선수들이 있다. 바로 마무리 혹은 필승조에서 선발 투수로 전환하는 봉중근(36, LG), 윤석민(30, KIA), 조상우(22, 넥센)가 그 주인공이다. 스스로 선발 전환을 원한 선수도 있지만, 팀 사정상 선발로 보직을 바꾼 선수도 있다.

▲봉중근 '경험은 풍부, 체력은 과제'

봉중근에게 선발은 낯선 포지션은 아니다.

짧았던 메이저리그 생활을 접고 LG 유니폼을 입은 2007년부터 줄곧 선발로 활약했다. 2008년 11승, 2009년 11승, 2010년 10승을 거두며 선발 투수로서도 승승장구했다.

그런 봉중근이 2011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후 2012년부터 마무리로 돌아섰다. 마무리 봉중근도 성공적이었다. 2012년 26세이브, 2013년 38세이브, 2014년 30세이브를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평균자책점 4.93으로 부진했고, 결국 시즌 중반부터 선발 전환을 시도했다. 마무리를 맡기에는 구위가 예전 같지 않았던 탓이다. 봉중근 역시 선발 전환을 원했다.


경험은 충분하다. 문제는 체력이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에 선발 전환이기에 더 체력 관리가 필요하다. 봉중근은 지난 시즌 중반 2군에서 선발 전환 준비를 했고, 시즌 후 마무리 캠프부터 참가하며 차근차근 몸을 만들고 있다. 봉중근은 "10개 구단 5선발 중 최고가 될 것"이라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윤석민 '최근 3년 100이닝 던진 적 없어'

윤석민도 마찬가지다.

2007년부터 선발로 활약했다. 중간 중간 팀 사정으로 마무리를 맡기도 했지만, 2011년 다승 1위(17승), 평균자책점 1위(2.45), 탈삼진 1위(178개)로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한 특급 선발이었다. 메이저리그 진출 실패 후 지난해 복귀해 팀 사정으로 인해 마무리를 맡았을 뿐이다. 물론 시즌 직전 합류하면서 체력적인 문제도 있었다.

마무리 윤석민도 훌륭했다. 51경기에서 2승6패 30세이브를 올렸다. KIA의 최다 세이브 기록이다.

팀도 원했고, 본인도 원한 보직 변경이다. 다만 봉중근과 마찬가지로 체력이 과제다. 윤석민은 2013년 어깨 부상 탓에 100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2014년에도 마이너리그에서 100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마무리로 70이닝만 던졌다. 김기태 감독도 1차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윤석민을 제외하면서 몸을 제대로 만들 기회를 줬다. 이미 한 시즌에도 선발과 마무리를 오간 경험이 있는 터라 체력 외 적응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조상우 '첫 선발, 체력-변화구 필요'

조상우는 봉중근, 윤석민과 달리 선발 경험이 전무하다.

2013년 데뷔한 조상우는 최근 2년 동안 필승조로 활약했다. 최고였다. 지난해 70경기에서 8승5패 19홀드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했다. 손승락(롯데)이 떠나면서 마무리 후보로 점쳐졌지만, 염경엽 감독은 조상우를 선발로 돌렸다. "한현희의 수술로 필승조가 전멸한 상황에서 조상우만 마무리로 두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 염경엽 감독의 생각이었다.

물론 팀 사정상 전환이지만, 조상우 역시 꿈꾸던 일이다. 염경엽 감독도 조상우의 선발 전환을 머리에 그리고 있었지만, 시기가 확 당겨졌다.

일단 조상우는 체중 감량을 통해 선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조상우 역시 100이닝을 넘겨본 경험이 없다. 지난해 90⅓이닝이 최다다. 또 변화구 장착도 필수다. 조상우는 강력한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앞세운 투 피치 투수다. 하지만 지난해 한현희의 케이스에서 증명된 것처럼 선발로 뛰기 위해서는 체인지업과 커브 등 또 다른 변화구가 필요하다.

볼펜 투수에서 선발 투수로 전환하려면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세 팀의 운명도 봄에 이들이 얼마나 선발 변신이라는 과제를 완수하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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