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표는 생중계되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총선에서 정권 교체의 희망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겸허하게 '제 역할은 여기까지다' 이렇게 인정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총선 결과에 따라 정계 은퇴까지 염두에 둔 상황이어서 문 대표가 가능한 모든 카드를 동원해 총선을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문 대표 측은 당초 총선전략을 진두지휘하며 총선 승리를 거둬 향후 야권 유력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야권 분열의 책임을 지고 문 대표가 2선으로 물러나게 되면서 '후방지원'이라는 한정된 카드를 이용해 야권 승리를 거둬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떠안게 됐다.
문 대표는 인재영입위원장직을 내려놓더라도 '천거'등 배후지원을 통해 '새 피 수혈'을 돕고, 여야 접전지역 지원유세 등을 통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복안이다.
대표직 사퇴 절차가 마무리 되는 대로 문 대표는 광주와 전남, 부산, 경남 등 총선 주요지역을 방문하는 민심 행보를 준비하고 있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총선에서는 부산 등 우리당에서 승부를 띄워야 하는 지역을 위주로 유세지원을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주말 광주 방문도 검토하고 있다.
문 대표와 가까운 인사 역시 "지원 유세나 새로운 인물 천거 등 당의 총선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것이 문 대표의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당의 요청에 따라선 총선 출마 등 적극적인 카드도 검토되고 있다.
문 대표는 이날 "이번 총선에 지역구든 비례대표든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우리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도울 것"이라고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도종환 대변인은 "당에서 어떤 역할을 요구하든, (심지어) 험지에 출마하라고 해도 따르겠지만 지금은 출마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내에서 '문 대표가 출마하지 않고 전국에 유세를 다니는 것이 맞다'는 의견도 있기 때문에 선거대책이 세워지면 (특정한 요구가 있으면 입장을) 어떻게든 밝힐 것"이라고 했다.
문 대표 측 다른 관계자도 "기존에 총선 불출마 입장을 밝혔지만 당의 요구가 있으면 출마할 수 있다는 것이 대표의 입장"이라며 "거취를 당에 위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선 진두지휘 대신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 전격 영입으로 반전의 물꼬를 튼 문 대표가 한정된 카드로 여당 과반 의석 저지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