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3차 핵실험 때는 미국과 중국에 최소 30분 전에라도 사전통보하는 형식을 취했다.
물론 이 가운데는 모호한 표현으로 인해 나중에서야 그게 사전통보였음을 알게 된 경우도 있지만 최소한의 외교절차는 지키려 했다.
하지만 국가정보원 등에 따르면 이번에는 인접국에 대한 사전통보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배경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통치 방식과 관련해 파악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공포정치를 펴고 대외적으로는 혈맹인 중국과의 관계 악화도 감수하는 초강경 노선이 그대로 표출된 것이란 분석이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집권 초인 2013년 3차 핵실험 때는 그나마 선대의 영향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중국에 통보했던 것이고 이번에는 자기 식대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이날 4차 핵실험은 김정은식 핵도발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 셈이다.
외교관례를 무시하는 제멋대로 스타일을 통해 예측 불가의 공격성을 부각시킴으로써 교섭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김정은 제1비서가 지난달 초 수소탄 개발을 암시하긴 했지만 다소 모호한 표현으로 상대로 헷갈리게 해놓고 기습적으로 핵실험을 벌인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읽혀진다.
더구나 북한은 불과 닷새 전 발표한 신년사에서 지난해 남북고위급접촉 합의정신을 거론하며 대화 의지를 밝힌 상태였다.
뿐만 아니라 오는 5월 제7차 노동당대회를 앞둔 터라 안정적인 관리가 필요한 형편이기 때문에 다수 전문가들도 매우 이례적인 상황 전개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