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에선 여야 간 숙명의 라이벌 매치와 리턴 매치가 펼쳐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새누리당 텃밭인 서울 서초와 대구 지역은 계파 간 대리전 양상을 띄고 있다.
◇ 라이벌·리턴 매치의 흥미진진한 서울
가장 주목받고 있는 지역구 중 하나인 서대문갑은 연세대 81학번 동기 간 '라이벌 대결'이 벌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과 새누리당 이성헌 전 의원이 모두 이 지역구에서 공천을 받으면 다섯 번째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현재까지는 이 전 의원이 16·18대 총선에서, 우 의원이 17·19대 총선에서 당선되며 2승 2패의 팽팽한 역대 전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은 승부의 분수령이 될 20대 총선에서 선의의 경쟁을 다짐하면서도 배수의 진을 치며 칼을 갈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어릴 때부터 지역에서 자라면서 주민들과 함께 호흡해 왔기 때문에 누구보다 지역 주민과 가까이서 소통할 수 있다"며 "많은 일을 하려면 국가적인 차원의 뒷받침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선이 되면 박근혜 정부와 호흡해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우 의원은 "내년 총선이 결승전이기 때문에 마지막이란 생각을 갖고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아직은 전초전이고 (공천을 받은 뒤 총선이 본격화 되면) 지역에 맞는 전략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영등포을과 마포갑에서는 지역구를 수성하려는 현역과 탈환하려는 전 의원들의 공성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신 의원은 "20년간 지역 숙원사업이었던 남부도로사업소 이전 등 문제를 해결했고, 신길동 주차 문제 등 생활환경을 개선해야 할 숙제가 남았다"며 "19대 국회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과 해킹 사건, 국정원 개혁 등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듯이 민주주의와 안보를 위한 역할이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소속으로 16대부터 이 지역구에서 내리 3선을 한 권영세 전 주중대사는 신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다.
권 전 주중대사는 "주거·교육·문화 환경 등 지역의 낙후된 부분을 발전시켰는데 이제 마무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선이 되면 당 내 중진으로서 정쟁만 일삼는 정치 문화를 바꾸겠다"고 공약했다.
17대 총선부터 여야가 번갈아가며 국회의원 배지를 나눠가진 마포갑 지역구도 관심을 끈다.
재선인 새정치민주연합 노웅래 의원이 지역구 수성에 나서는 가운데 새누리당 강승규 전 의원(18대)이 탈환을 노린다.
◇ 새누리당 텃밭서 친박vs비박 대결
대표적인 새누리당 텃밭인 서울 서초갑은 현역인 김회선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해 무주공산이 됐다.
이들은 지난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15분 간격으로 잇따라 출마 기자회견을 열며 뜨거운 기싸움을 벌였다.
조 전 수석은 "그동안 금융, 입법, 행정, 사법분야에서 쌓은 경험과 자산을 서초를 위해 남김없이 쏟고자 한다"며 "이제 국민께서 박근혜 정부에 맡긴 책무를 완수해 사랑받는 정부로 기억되도록 헌신하고, 선진국으로 가는 길을 견고히 닦을 수 있도록 국민의 마음을 모으겠다"고 다짐했다.
정론관 마이크를 넘겨받은 이 전 의원은 "서초를 위해 할 일을 했고, 새누리당을 위해 싸울 때 싸웠으며, 대한민국을 위해 대통령에게도 할 말을 했다"며 "서초를 가장 잘 아는 만큼 당선 다음날부터 연습 없이, 혼란 없이, 낭비 없이 서초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은 친박과 비박 간 갈등의 씨앗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비박계와 계파색이 옅은 초·재선 의원 16명은 성명을 내고 "당내 중요 직책을 가진 인사들을 비롯한 현역의원들이 경선 과정에서 철저한 중립의 위치에 서야 한다"며 비판했다.
유 전 원내대표도 지난 21일 한 토론회에서 "대통령은 특정인을 내려보낼 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고, "공정한 룰에 따라 경선하면 공천받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 김문수vs김부겸 '빅매치'
김 전 지사는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대한민국의 희망을 만드는 수성갑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나섰고, 김 전 의원은 "대구 변화, 대한민국을 살리는 선택, 수성구민 여러분이 해달라. 대한민국이 변해야 한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 지역구는 새누리당의 '텃밭 중의 텃밭'이지만, 김 전 의원이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40%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며 '김부겸 바람'을 일으킨 곳으로 예측불허의 판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