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등 7개 경제단체는 24일 공동으로 ‘기업활력제고법 입법 논의 방향에 대한 경제계 긴급 의견’을 통해 야당의 원샷법 적용대상 제한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경제단체들은 “지금 국회에서 기업활력제고법 적용대상을 대기업은 원칙적으로 제외하고 조선‧철강‧석유화학 등 일부 과잉공급업종에 대해서만 허용하는 방향으로 논의되는 것은 우리 경제가 처한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것이며 설령 입법화되더라도 법의 실효성이 크게 떨어져 법 취지를 살리지 못할 것”이라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앞서 23일 국회 산업위 법안소위에서 야당측은 “원샷법 적용대상에서 대기업은 제외하되 철강‧조선‧석유화학 업종은 대기업도 적용받도록 하고 법 시행 뒤 나머지 업종으로 확대하자”고 주장했다.
경제계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글로벌 경영환경을 감안할 때 어느 업종에서 어떤 형태의 구조조정 요인이 생길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며 과잉문제가 생기면 업종을 확대해 나가자는 것은 선제적인 사업 구조조정이라는 법 취지와 맞지 않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대부분의 주력업종이 체력이 약해졌기 때문에 성장률 저하, 금리인상 등이 작은 경제충격에도 업종 전체적으로 부실이 확산될 우려가 높다고 경제계는 주장했다.
최근 한국은행이 업종별 유동성 위험기업수 비중을 산정한 결과 조선, 철강 등의 과잉공급업종 뿐만 아니라 건설, 전기전자, 기계장비, 자동차 등 전 업종에서 유동성 위험이 높게 나타났으며 대외 충격 발생시 크게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계는 대기업-중소기업, 업종별 융복합화가 심화되고 산업간 실핏줄처럼 엮인 경제상황 고려할 때 특정업종, 특정규모에 대해서만 원샷법을 적용하는 것은 기업의 선제적인 사업재편을 뒷받침하기엔 미흡해 ‘원샷법’을 ‘반샷법’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제계는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간 기업의 사업재편 내용을 보면 전업종, 전규모의 기업에서 골고루 일어날 정도로 사업재편에 대한 수요가 광범위하게 발생했다”면서 “위기가 어디서 닥쳐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업이 선제적이고 상시적으로 사업재편을 할 수 있도록 국회에서 연내 제도기반을 마련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경제단체 고위관계자는 “대기업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대기업을 뺀 사업재편지원 제도는 그 실효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며 대기업이 사업재편 지연으로 부실화될 경우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으로까지 부실이 전이돼 국민경제 전체로 위험이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