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쩍 많아진 궁금증은 바로 내년 KBO 리그 패권이다. 2016시즌 우승팀은 어디가 될 것이냐는 물음이다. 국민 스포츠로 자리잡은 야구 인기에 워낙 올 겨울 변수들이 많아진 탓이다.
지난해까지 최근 몇 년 동안은 큰 어려움 없이 예상할 수 있었다. 바로 2010년대 최강팀으로 군림하던 삼성을 꼽아줬다. 일반인들도 비교적 힘들지 않게 전망할 만한 주제였다.
하지만 올해는 대략 난감할 수밖에 없는 주제다. 내년 우승팀을 예상하기가 무척 어려워졌다. 최강의 정점을 찍은 삼성이 격변기에 접어들었고, 올해 우승팀 두산도 전력 약화 요인이 있는 데다 NC, 한화 등 큰 폭으로 전력을 보강한 팀들이 있는 까닭이다.
▲두산·삼성의 대변화는 NC에겐 절호의 기회
최근까지만 해도 곤란한 질문에 대해 김현수가 잔류한다는 전제 하의 두산과 또 윤성환, 안지만이 뛸 수 있다는 가정 하의 삼성이 우타 거포 박석민을 영입한 NC와 함께 3강 정도를 이루지 않을까 하는 대답 정도로 피해갔다. 여기에 정우람, 심수창이 합류한 한화와 손승락, 윤길현이 가세한 롯데를 다크호스로 꼽았다.
그러나 김현수가 볼티모어와 계약이 확정적이라 두산은 적잖은 전력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최근 모기업의 구조조정 여파 등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와 재계약 발표도 늦어지고 있다.
삼성도 도박 의혹을 받고 있는 17승 투수와 홀드왕의 내년 활약이 불투명하다. 더군다나 삼성은 구원왕 임창용을 보류 선수에서 빼면서 뒷문도 헐거워졌다. 또 최근 대주주가 제일기획으로 바뀌면서 마케팅 효율을 부르짖는 상황. 부자 구단으로 군림하던 호시절은 이제 옛날 얘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두산에 덜미를 잡히며 KS 진출은 무산됐지만 이제 가을야구의 경험은 충분히 쌓였다. 여기에 삼성의 정규리그 5연패와 4연속 통합 우승을 이끈 박석민을 데려와 타선의 힘이 더 커졌다. MVP 에릭 테임즈와 다승왕 에릭 해커가 건재한 가운데 155km 투혼의 원종현이 복귀하면 불펜도 더 두꺼워진다. 현 상황에서는 NC의 내년 정규리그 1위 가능성이 가장 높게 보이는 게 사실이다.
▲설욕 벼르는 한화·롯데, 내년에는 다를까
올해 새로운 라이벌 관계를 형성한 한화와 롯데는 나란히 불펜진을 보강했다. 권혁-박정진-윤규진으로 버티다 탈이 났던 한화는 정우람과 심수창으로 내년 우승을 노린다. 올해 실패를 맛본 김성근 감독의 승부사 기질이 2016년을 노린다.
한화는 정근우(70억 원 · 이하 4년), 이용규(67억)을 시작으로 배영수(3년 21억5000만), 송은범(34억), 권혁(32억)에 이어 정우람(84억), 심수창(13억) 등 최근 3년 동안 300억 원 넘는 돈을 외부 자원 영입에 쏟아부었다. 주장 김태균도 84억 원에 붙들었다. 류현진(LA 다저스)이 남긴 이적료 280억 원을 훌쩍 넘었다.
넥센과 KIA, LG는 리빌딩에 들어가거나 진행 중인 팀이며 SK는 정우람, 윤길현, 정상후(LG) 등 출혈이 너무 많았다. 올해 호된 1군 신고식을 치른 케이티는 유한준(60억) 등을 영입, 내년 최하위에서 벗어날 준비를 마쳤다.
과연 내년 송년회 때 올해 전망한 판도가 들어맞아 '역시 다르다'는 찬탄을 들을지, '일반인과 똑같네'라는 핀잔을 들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