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간의 입장차가 여전히 크지만 선거구 획정 문제 등과 관련해 막판 처리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5대 노동법안의 연내 처리를 전제로, 내년 고용 노동분야의 정책 방향을 잡았다.
내년으로 넘어가면 법안 통과가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지난 16일 '2016년 경제정책방향' 합동브리핑에서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같은 것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앞으로 청년실업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권이 책임을 져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법 개정안의 연내처리에 이어 내년에는 저성과자 해고 기준을 명확히 하고, 취업규칙 변경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지침 마련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거듭 밝혔다.
야당은 여당이 제시한 원안으로는 처리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 내 대표적 노동전문가로, 대여 선명성을 중시해온 이목희 의원의 정책위의장 발탁으로 노동개혁 법안 등의 협상에서 강경 노선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야 모두 총선을 앞두고 헥심 사안인 선거구 획정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막판 처리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숙명여대 경영학부 권순원 교수는 "여야 합의를 전제로 연내에 노동법 개정을 통과시키고자 한다면 세 가지를 우선 입법하고 나머지 기간제, 파견법은 아마 유예시키면서 추후에 계속 논의할 수 있는 여지를 두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 여당 한발 물러선 수정안으로 막판 합의 가능성
또한 핵심 쟁점인 기간제법과 파견법을 수정해 막판 합의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행 기간제법은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 기한을 2년으로 정하고 있고, 2년을 초과해 계속 일할 경우 정규직 채용으로 간주하고 있다.
여당이 추진하는 기간제법은 35세 이상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현행 2년인 근무 기간을 2년 더 연장하자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정부여당은 고용안정을 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야당은 비정규직을 양산하면서 고용여건을 더욱 악화시키는 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파견법 역시 5대 입법 가운데 하나로, 55세 이상 고령자, 고소득 전문직, 금형, 용접 등 6개 뿌리 산업으로 파견근로를 확대하는 내용이다.
현행 파견법은 제조업의 근간을 이루는 주조, 금형 등 6개 업종, 뿌리 산업에는 파견근로를 허용하지 않고 있는데 정부여당은 뿌리 산업에 중장년층 파견이 허용되면 신규 일자리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반면 노동계와 야당은 파견직 노동자 양산을 부추길 것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여당 내부에서는 2+2 방안에서 한 걸음 물러서 2년인 근무기간을 1년만 더 연장하는 1+1 방안이나 정규직 전환시 장려금을 더 늘리고, 파견업종을 줄이는 등 여당이 양보하는 방안으로 물밑 작업이 진행 중이다.
여당 입장에서는 야당이 자체 내홍으로 힘이 빠져 있는데다 내년부터는 올해처럼 한국노총과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도 어려워 지금이 노동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기에 가장 좋은 때이기 때문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막판까지 연내 입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 관계자도 "내년에 한국노총과의 합의를 또 다시 이끌어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정부여당이 양보하는 방안으로 물밑 작업도 진행중이고 어떻게든 연내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정부 여당은 20일 여야지도부 회동에 앞서 긴급 당정청 오찬 협의회를 갖고 야당과의 협상 전략을 점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