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미국만 ↑, EU·중·일은 ↓ '환율전쟁' 서막 올랐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미국이 17일 새벽(한국시간) 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에서 완전하게 벗어났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또 전 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돈 풀기'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미국만이 돈주머니를 틀어쥐면서 '환율전쟁'의 서막이 올랐음을 선포했다.

미국이 나홀로 금리 인상을 결정했지만 글로벌 경제는 앞 다퉈 양적완화 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3일 이미 마이너스(-0.2%)였던 예금금리를 0.1%포인트 추가 인하했고, 일본 은행도 지난달 19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현 완화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14일 "물가상승률 목표치(2%) 달성을 위해 ECB가 쓸 수 있는 실탄과 능력은 무한대"라며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내비쳤다.

중국의 행보도 심상치 않다.

중국 인민은행은 15일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거래일보다 0.0064위안 오른 6.4559위안으로 고시하면서 7거래일 연속 위안화 가치를 절하했다.

앞서 인민은행은 위안화 환율을 달러화가 아닌 통화 바스켓에 연동하는 방식으로 변경할 수도 있음을 예고하기도 했다.


인민은행은 이미 지난해부터 6차례의 기준금리 인하와 4차례의 지급준비율 인하를 단행하며 꾸준히 돈을 풀어왔다.

중국이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달러화 가치 상승에 맞춰 본격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준비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을 제외한 유럽, 일본, 중국이 잇따라 금리 인하 방침을 직·간접적으로 밝히고 있는 이유는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주요 원인이다.

다른 나라들 역시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하는 쪽이 대부분이다.

캐나다 러시아 인도는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향후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고, 스웨덴 노르웨이는 이번 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완화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분간 이같은 각국의 통화전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얼 현대증권 연구원은 "환율전쟁은 제로섬 게임 성격이 강한데 승자에게 돌아갈 이익이 전에 비해 크지 않다보니 경쟁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전 세계가 경쟁적으로 금리 인하 경쟁을 벌이는 되는 동안 미국의 금리인상이 단행될 경우 세계 자본이 가치가 높아진 달러화에 집중되는 현상이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신흥국에서 순유출된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의 총규모가 약 40조원에 달했는데 한국에서 빠져나간 자금만 약 12조 8천억원으로 중국과 필리핀을 제외한 15개 신흥국 중 가장 많았다.

한국증시가 신흥국들 가운데 개방 정도가 높아 외국인들의 자금 유출 또한 상대적으로 쉬운 편으로 평가 받고 있어 미국금리 인상에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전 세계가 경쟁적으로 통화완화 정책에 돌입할 경우 발생할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상당하다.

경기부양 효과를 위해서면 다른 나라보다 좀더 강하게 통화가치 절하를 해야 하는데 경쟁이 과열되다 보면 통화가치 절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효과는 반감되고, 기업 투자가 줄어드는 등 부정적인 효과가 더 부각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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