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피투성이 됐던 아이들···기도하고 까치발 든 채 올라와"

세월호 특조위 청문회 "정부, 아이 이름 냉동고에 쓰라고 해"

15일 서울 명동 YWCA 대강당에서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주재로 14일부터 열린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관한 제1차 청문회'에서 유가족이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의 답변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4.16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청문회 마지막 날인 16일 단원고 유가족이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가족들은 "정부가 수색 상황을 가족들에게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불신을 키웠다"며 "특조위에서 끝까지 진실을 규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오전 증인으로 출석한 고(故) 이준우 군의 아버지 이수하씨는 "사고 당일 현장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상황을 설명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며 "급한 마음에 아무나 붙잡고 물어봤다"고 당시 절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씨는 "잠수 인력 500여명과 헬기 32대 등 정부가 언론에 브리핑하는 내용과 현장에서 수색 상황이 차이가 컸다"며 "수치만 보면 정부가 최선을 다해 작업하고 있다고 국민들은 이해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허술했던 시신 수습 지원 탓에 상처를 받았던 경험도 털어놨다.

416 가족협의회 인양분과장을 맡고 있는 고(故) 정동수 군의 아버지 정성욱씨는 참고인으로 나와 아이들의 시신이 올라왔던 때를 설명했다.

정씨는 "올라오는 아이들 중에는 기도하는 아이도 있었고, 살려고 까치발을 든 아이, 손이 피투성이 된 아이들도 있었다"고 말하자 청문회장은 울음바다가 됐다.

이어 정씨는 "아이의 시신을 보는 것도 힘든 가족들에게 정부 관계자가 아이의 이름을 냉동고에 쓰라고 시켰다"며 "가족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울먹였다.

목포해양경찰서로부터 받은 아이의 사망확인서를 청문회장에서 공개한 정 씨는 "부모는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고 하지만 저희는 아직 묻을 수 없다"며 "제 아이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끝까지 진실을 규명해 달라"고 오열했다.

한 유가족은 오열 중 실신해 119 구급대에 실려가기도 했다.

이와 함께 가족들은 해수부에 세월호 인양 작업과 관련한 진행 상황을 공개해 줄 것과 한 달에 한 번 유가족을 바지선에 탑승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유가족에 이어 특조위는 사고 해역에서 시신 수색 작업에 참여했던 민간 잠수사 전모씨와 김모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수색 상황 등을 조사했다.

오후에는 이주영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해수부의 지원 정책 등을 진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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