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탈당을 예고한 현역의원은 문병호 유성엽 황주홍 의원 등 3명에 불과하다. 이들은 오는 17~18일 동반 탈당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 외에 탈당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안 의원 탈당 이후 숙고에 들어간 문재인 대표가 어떤 구상을 내놓을지 일단 관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비주류 측에서는 문 대표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계속 요구하며 당내 투쟁에 주력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높은 탈당 카드를 현역의원이 섣불리 꺼내들기에는 너무 정치적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한 수도권 의원은 "탈당이 뭐 그리 쉽냐"며 "비주류 의원들은 안철수 의원과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쉽게 탈당을 감행하기 여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재선 의원은 "의원들이 정치생명이 걸린 문제인데 여러가지 가능성을 계산해 본후 결정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중진 의원들 중 탈당 가능성이 거론되는 대상은 김한길 전 공동대표, 박지원 의원 정도다. 애초 탈당 가능성이 거론됐던 박영선 의원도 탈당과는 선을 긋고 있다.
박영선 의원 측 관계자는 "현재 탈당을 고민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태풍의 핵'으로 지목된 호남 의원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기류가 형성됐다. 유성엽 황주홍 의원 외에 추가로 탈당 대열에 합류할 사람은 나오지 않고 있다.
호남 의원들은 지난 14일 저녁 모임을 가졌지만 탈당을 입에 올린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김동철 의원은 거취 문제와 관련해 "당원 전수조사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김 의원의 말은 탈당하지 않겠다는 뜻에 다름 아니다"고 해석했다.
호남 민심이 탈당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호남 의원들의 대규모 탈당은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중앙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호남 지역 응답자 중 66.7%가 총선에서 후보 단일화 또는 통합전대를 통한 합당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민심은 야권 통합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대선 당시 안 의원과 함께 민주통합당을 탈당했던 '안철수의 남자' 송호창 의원도 이번에는 탈당하지 않고 새정치연합에 남기로 했다.
안철수 의원은 15일 부산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결정과정에서 계속 의논했었다. 그런데 저 때문에 한번 탈당하고 다시 복당하고, 또 이번이 두번째 탈당이 될 텐데 차마 그것은 요청하기 어렵다"면서 "본인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탈당은 여전히 식지 않은 '불씨'로 남아 있다.
우선 문 대표가 통합행보를 보이지 않을 경우 이를 명분으로 탈당을 다시 고심할 개연성은 남아 있다.
문 대표는 비주류 요구처럼 거취를 결단하기보다 총선기획단 등을 꾸리며 총선체제로 조기 전환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문 대표의 입장 표명이 첫 고비가 될 수 있다.
한 호남 출신 의원 측은 "일단 지켜보는 것이다. 명분이 쌓이면 결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천과 직결되는 현역 평가 결과가 나올 즈음에 당이 다시 어수선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야당 관계자는 "평가 결과가 나오기 바로 직전이나 직후에 반발하며 움직이는 세력이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