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간 이견에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 의원 탈당 사태로 논의 자체가 여러운 상황이다.
한계기업 정리 등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한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일명 원샷법)을 다루는 산업통상자원위 전체회의는 시작하자마자 위원장 직무대행인 새정치연합 홍영표 의원이 산회를 선언해버렸다.
홍 의원은 “이 회의는 여야 간사(간) 합의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누리당이 원샷법을 논의하려고 일방적으로 요구한 상임위이기 때문에 회의를 중단한다”고 산회 이유를 밝힌 뒤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발을 뒤로 한 채 곧바로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각각 북한인권법과 테러방지법을 다루는 외교통일위와 정보위 전체회의는 여당 의원들만 참석한 '반쪽 회의'로 열렸고, 기획재정위 전체회의는 안건조차 정하지 못했다.
이처럼 상임위가 파행되고 내년 4.13 총선 선거구획정을 위해 정의화 국회의장 중재로 열린 여야 대표‧원내대표간 담판도 진통을 겪으면서 이날 본회의 개최마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여당의 법안 직권상정 요구에 청와대까지 가세하고 나섰다.
현기환 정무수석은 이날 국회로 정 의장을 찾아와 주요 법안들을 선거구 획정안을 담은 공직선거법에 앞서 먼저 직권상정하거나 동시에 처리해줄 것을 요청했다.
현 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제위기에 대비하는 노동개혁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 기업활력제고법, 국민 안전에 필요한 테러방지법을 외면하시고 선거법만 처리된다는 것은 정부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법이나 테러방지법, 경제활성화법, 노동개혁법안도 직권상정을 하기에는 똑같이 미비한데 선거법만 직권상정을 한다는 것은 국회의원 밥그릇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 의장은 선거구 획정과는 달리 법안의 직권상정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 의장은 전날 새누리당 원내지도부 면담에서 “법으로 안되는 걸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하면서 “검토를 많이 했는데 다른 법은 불가능하며 월권적 행동은 할 수 없다. 나도 답답하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