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당국회담 결렬…다음 일정도 못잡고 헤어져

개성공단에서 이틀간 고작 3시간 접촉, 이견 못좁혀

양측의 합의사항이 담긴 공동보도문을 발표하지 못한 것은 물론 다음 회담 일정도 잡지 못한 채 종료됐다. 사진은 지난 11일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만나는 우리 측 수석대표인 황부기 통일부 차관(왼쪽)과 북측 대표 전종수 조국 평화통일 위원회 서기국 부국장(오른쪽). (사진공동취재단)
8·25 남북합의 후속조치로 추진된 제1차 남북 당국회담이 12일 특별한 성과 없이 종결됐다. 남북이 다음 회담일정도 잡지 못한 채 헤어지면서 회담은 결렬됐다.

남측 수석대표인 황부기 통일부 차관은 이날 오후 8시30분 회담장이 있는 개성공단 현지 브리핑에서 “회담은 종료됐다”고 밝혔다. 또 “공동보도문은 없다”면서 이번 회담에서 대외에 발표할 합의사항이 없다는 점을 밝혔다.

그는 특히 “다음 회담 일정은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 당국회담이 추가로 진행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한 상태다.

북측은 이날 오후 6시20분 마지막 수석대표 접촉을 요구해 “남측이 금강산 관광 재개에 의지가 없는 것같다. 더 이상 회담을 할 필요가 없다”며 일방적으로 결렬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은 이날까지 이틀에 걸쳐 차관급 당국회담을 진행해왔다. 전날 10시40분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이날 최종 5차 수석대표 접촉까지 모두 6차례 공식접촉이 이뤄졌다.

하지만 전날 오후 2차 수석대표 접촉(1시간7분)을 제외하면 나머지 4차례 접촉에서는 채 1시간도 마주앉지 못했다. 전체 5차례 회동을 합산해도 남북이 공식 접촉한 시간은 182분으로, 채 3시간이 안된다.

회담 의제를 놓고 남측은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등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북측은 2008년 이후 중단된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요구하면서 우선순위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차관도 이날 오전 3차 수석대표 접촉 뒤 “나도 빨리 끝냈으면 좋겠다”거나 “(타결에)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면서 회담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을 시사한 바 있다.

이번 회담은 8·25 남북합의 이후 첫 당국회담이었다. 북한의 지뢰도발 이후 남북 당국은 지난 8월 25일 극적 타결로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면서 ▲이산상봉 실시 ▲당국회담 개최 ▲민간교류 활성화 등에 합의한 바 있다.

회담에 나선 남측 대표단은 황 차관을 비롯해 김의도 통일부 국장, 손재락 총리실 국장 등 3명이었다. 북측은 수석대표인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 황철 조평통 서기국 부장, 황충성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참사 등 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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