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 vs 대구' 2016 올스타전 어디서 열려야 하나

'내년 올스타전은 어디서?' 2016시즌 KBO 리그는 넥센의 홈 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위)과 삼성의 안방인 대구 라이온즈 파크 등 2개의 신축구장이 첫 선을 보인다. 이에 따라 별들의 잔치인 올스타전이 어디서 열릴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자료사진=윤성호 기자, 조감도=삼성 라이온즈)
지난 10일 정규리그 일정이 확정, 발표된 2016시즌 KBO 리그. 4월 1일 팡파르를 울려 9월 18일까지 팀당 144경기씩, 총 720경기의 대장정이 펼쳐진다.

빡빡한 일정을 전, 후반기로 나누는 기점이 '별들의 잔치' 올스타전이다. 10개 구단 최고 인기 선수들이 모여 정규리그의 팽팽한 긴장감에서 벗어나 모처럼 경기 중 한중진미(閑中眞味)를 누린다. 선수들의 색다른 모습을 발견할 또 하나의 볼거리다. 별 중의 별 미스터 올스타와 홈런 더비 우승자 등에 대한 관심도 정규리그 못지 않다.


내년에는 7월 15~17일까지가 올스타 휴식기다. 본 경기는 토요일인 16일 열릴 가능성이 높다. 일정이 짧은 만큼 최대한 선수단에 휴식을 줘야 하고, 우천 시 일요일 하루 예비일을 둬야 하는 까닭이다.

다만 개최 장소가 미정인데 이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 내년 올스타전이 열릴 적소가 복수인 까닭이다. 올해 완공돼 바야흐로 내년 KBO 리그 공식 경기를 앞둔 2개의 신축구장이다. 바로 서울 고척 스카이돔과 대구 라이온즈 파크다.

▲'韓 1호 돔' 고척 vs 'ML 뺨 쳐' 라이온즈 파크

최근 올스타전은 신축 구장이나 개 · 보수 구장에서 주로 열렸다. 새로 짓거나 단장을 한 만큼 구장을 알리고 해당 지역 붐 조성을 위해 우선권이 주어졌다. 이는 KBO 리그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등도 같은 추세다.

올해는 신생팀 케이티가 1군에 합류하면서 최신식으로 재탄생한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별들의 잔치가 개최됐고, 지난해는 신축구장인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펼쳐졌다. 2013년에도 새로 지어진 포항구장에서 올스타전이 열렸다. 워낙 큰 비용이 드는 신축 및 개 · 보수 구장이 자주 나오지 않아 지금까지는 별 문제 없이 올스타전 개최지가 결정됐다.

하지만 내년에는 공교롭게도 2개 구장이 선을 보인다. 넥센의 홈인 고척 스카이돔과 삼성의 새 안방인 라이온즈 파크다. 어느 구장에서 열려도 합당한 이유가 있지만 올스타전은 1경기뿐이다.

국내 최초 돔야구장 '고척스카이돔'이 09년 2월 첫 삽을 뜬 지 약 7년 만에 완공, 한구야구 돔구장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고척돔은 내년부터 넥센 히어로즈가 홈구장으로 사용할 예정이다.(자료사진=윤성호 기자)
고척 스카이돔은 한국 최초의 돔 구장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역사적인 첫 시즌에 올스타전까지 치러진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여기에 넥센은 2008년 창단 뒤 한번도 홈에서 올스타전을 치른 적이 없다. 내년이 첫 올스타전 호스트가 될 절호의 기회다.

라이온즈 파크 역시 잔치를 치르기에 손색이 없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팔각형' 구장으로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홈 구장인 시티즌스뱅크파크를 벤치마킹했다. 최대한 관중석과 그라운드의 거리를 좁혔다. 1, 3루 베이스부터 하부 스탠드까지 18.3m로 국내에서 가장 가깝다. 야구를 즐기기에 이만한 데가 없다는 설명이다.

▲고척, 교통-시설 문제 vs LIONS 파크, 독식하나

두 신축구장 모두 약점이 없는 건 아니다. 먼저 고척 스카이돔은 교통과 주차, 시설 미비 문제점이 발견됐다. 이미 지난달 야구 대표팀과 쿠바의 평가전 격인 '2015 서울 슈퍼시리즈'에서 드러났다.

고척돔 주변은 교통 정체로 악명이 높은 곳인 데다 500대 안팎의 주차 시설뿐이라 불편함이 적잖았다는 지적이다. 또 작은 전광판과 최대 30개까지 붙어 있는 외야 관중석에 따른 애로사항도 접수됐다. 서울시가 주변 주차장 확보와 경기장 개보수를 약속했으나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지난달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5 서울 슈퍼시리즈' 대한민국과 쿠바의 경기 모습. 전광판이 작아서 보이지 않는다.(자료사진=윤성호 기자)
여기에 팀 성적과 흥행도 중요한데 넥센의 내년은 밝지가 않다. 최근 전력 핵심들의 누출이 이어져 포스트시즌 진출을 장담하기 어렵다. 지난해 강정호(피츠버그)에 이어 최고 스타 박병호(미네소타)까지 미국으로 진출한 데다 에이스 앤디 밴 헤켄(세이부), 최다안타왕 유한준(케이티), 마무리 손승락(롯데) 등이 이적했다.

이런 점에서 라이온즈 파크는 상대적으로 낫다. 교통, 주차 등 편의 사항이 갖춰진 데다 경기장 시설 역시 메이저리그급이다. 삼성도 도박 스캔들 파문으로 투수 3인방의 내년이 불투명하고 주장 박석민(NC)의 이탈이 있지만 그래도 가을야구 전력으로 분류된다.

다만 삼성은 최근 올스타전을 자주 유치했다는 점이 걸린다. 2013년 제 2의 홈 구장인 포항에서 올스타전을 치른 삼성은 2010년에도 대구에서 별들의 잔치를 열었다. 내년까지 열린다면 최근 7년 동안 세 차례나 개최하는 셈이 된다. 프로야구의 전국적이고도 균형적인 발전을 꾀해야 하는 KBO로서는 부담이 가는 대목이다.

▲"내년 1, 2월 결정…지자체 지원이 중요"

한국야구위원회(KBO)도 고민이다. 넥센과 삼성 모두 내년 올스타전 개최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누구의 손을 들어줘야 할지 결정이 쉽지 않다. 정금조 KBO 운영부장은 "어제 끝난 KBO 윈터미팅에서도 논의가 됐는데 두 군데 모두 의향이 있더라"고 말했다.

원칙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정 부장은 "KBO는 구단이 신청을 하면 면밀하게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면서 "흥행에 영향을 미칠 지방자치단체의 협력과 지원 등을 얼마나 잘 이끌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설은 좋은데, 삼성에서 너무 자주 하네' 내년 2월 완공을 앞둔 대구 라이온즈 파크 전경 조감도(위)와 최근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사진=삼성 라이온즈)
날씨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 만약 비나 태풍이 온다면 고척 스카이돔이 유리하다. 그러려고 수천억 원을 들여 만든 돔구장이다. 올스타 휴식기가 길지 않은 만큼 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그 변수는 작다. 7월 중순 한반도 날씨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정 부장은 "통계를 다 갖고 있는데 올스타전 즈음해서 날씨가 심하게 궂은 날은 적었다"고 말했다.

일단 KBO는 각 구단들의 유치 신청을 받아 내년 1, 2월께 올스타전 개최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 부장은 "두 곳뿐 아니라 다른 구단이 지원을 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과연 역사적인 개장 첫 해에 맞춰 올스타전을 치를 구장은 어디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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