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조계사에서 자진 출두한 뒤 체포된 한 위원장은 서울 남대문경찰서로 압송돼 밤 10시까지 2차례에 걸쳐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한 위원장에 대해 일반교통방해, 해산명령불응 등 23개의 혐의 적용과 함께 이례적으로 '소요죄' 적용까지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경찰 조사에서 기본적인 인적사항을 밝힌 뒤, 이후에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위원장은 남대문서에 도착하자 마자 유치장에 입감됐으며 이후 흉기 소지 여부 등 몸수색에 이어 본격적인 조사를 받았다.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한 위원장이 대부분의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며 "또한 단식을 이어가겠다고 해 그가 요청한 구운 소금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3차 조사를 시작하고, 밤에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상 등의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후 법원에서 영장이 발부되면 한 위원장이 지난달 14일 1차 민중총궐기를 비롯한 여러 차례의 집회에서 폭력시위를 미리 기획했는지 등을 조사해, '소요죄' 입증에 수사의 초점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군사정권 이후 한 번도 적용된 바가 없던 소요죄가 실제로 한 위원장에게 적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박주민 변호사는 "물리적 충돌의 기획 여부가 입증된다 하더라도, 그 충돌이 한 지역의 평온을 해할 정도여야 소요죄 적용이 가능하다"며 "하지만 지난 1차 민중총궐기 때 충돌 지점 바로 뒤에서는 식당에서 밥을 먹는 사람도 있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한편, 경찰은 한 위원장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1차 민중총궐기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 이영주 사무총장 등 다른 지도부 인사들에 대해서도 사법처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