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인(太陽人): 기운이 위로 상승을 하는 편이라 가슴 윗부분이 발달한 체형으로 주로 목덜미가 굵고 건실하며 머리가 살짝 큰 편이다. 비교적 드문 체질이다.
▶ 태음인(太陰人) : 한국인의 약 50%가 해당할 정도로 가장 많은 체질이다. 허리가 발달해 서 있는 자세가 굳건해 보이며 자칫 배에 살이 찌기 쉽다. 체형이 큰 편이다.
▶ 소양인(少陽人) : 가슴 부위가 잘 발달해 어깨가 딱 벌어진 느낌을 주는 반면, 엉덩이와 하체는 약해 보일 수도 있다. 길고 튼튼한 상체에 비해 하체는 짧다. 광대뼈가 많이 불거졌다.
▶ 소음인(少陰人) : 얼굴이 작고 목이 가늘다. 냉기가 많은 체질로 손발이 차가운 경우가 많고 엉덩이 부분이 잘 발달해있다. 상체가 빈약해 움츠리고 있는 느낌이다. 하체가 길고 튼튼하다.
갑자기 사상체질 유형을 고르라고 하니 무슨 소리인가 싶을 것이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이 모든 게 연말 술자리에서 당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함이니 체질부터 파악하자. 유형 파악이 끝났다면 이제 기사에 집중하라. 과음 후 숙취는 피하기 어렵겠지만, 숙취의 고통에서 어느 정도 빨리 벗어날 수 있는 팁을 체질별로 알려주고자 한다.
(*사상체질이란, 사상의학(四象醫學)에서 사람들을 체질적 특성에 따라 분류한 것으로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을 이른다)
◇ 술, 체질에 맞게 골라 마시자
한의사 김소형 원장(아미케어 김소형 한의원)은 "음식도 체질에 맞는 음식을 먹어야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술도 마찬가지"라며 "태양인은 포도주와 같은 과실주가 적합하고 소양인에겐 소주나 양주보다 맥주가, 태음인은 소주나 전통주가 어울린다"고 말했다.
[체질별로 어울리는 술과 안주] |
= 태양인은 간이 약한 체질이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마시면 가슴이 답답하고 목 뒤가 뻣뻣해진다. 이런 태양인에게는 도수가 낮고 간의 기운을 보강해줄 수 있는 포도주 등 과실주가 어울린다. 안주나 숙취 해소 역시 간에 부담을 주지 않는 음식으로 해산물이나, 채소 등을 안주로 먹는 게 좋다. 숙취 해소 음식에는 타우린이 풍부한 해물류가 좋다. 간의 해독 작용을 돕고 숙취에서 빨리 벗어나서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 태음인 = 간 기능이 좋은 태음인들은 비교적 술에 강한 편이다. 소위 '말술'로 불리는 이른바 '주당'들은 거의 태음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태음인은 폐가 약한 체질로 폐에 도움이 되는 술과 안주를 먹는 것이 좋다. 태음인은 몸이 찬 편이라 몸을 따뜻하게 덥혀줄 수 있는 소주나 전통주가 좋다. 태음인은 순환이 잘 안 되고 음식을 섭취하면 안으로 축적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성인병을 주의해야 한다. 안주를 선택할 때도 지나치게 기름진 음식, 고열량의 음식보다는 순환을 돕는 담백한 성질의 음식(버섯이나 채소 등)을 먹는 것이 좋다. 숙취에는 칡차가 효과적이다. 칡은 뭉치고 막혀 있는 기운을 풀어서 순조롭게 만들어주기 때문에 기혈의 순환이 좋지 않은 태음인의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 소양인 = 소양인은 성격도 급해서 느긋하게 술을 마시지 못하는 타입이다. 체질적으로 기가 위쪽으로 상승하는 경향이 있고, 체내에 열이 많아서 열을 더할 수 있는 독한 양주는 몸에 맞지 않는다. 양주처럼 독한 술을 마시면 과도한 열로 인해 피부에 발진이 생기거나 피로감이 심해질 수 있으니 열을 식혀줄 수 있는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 게 좋다. 또한 위장기능은 좋은데 신장이 약한 소양인의 경우에는 신장 기능을 강화해주는 산수유로 술을 담가 마시는 것도 방법이다. 열이 많은 소양인은 생강, 마늘, 부추, 고추 등 맵고 열을 낼 수 있는 것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 안주는 피하는 것이 좋다. 대신 상체로 몰리는 열을 식히고 기운을 아래로 끌어내릴 수 있는 찬 성질의 음식, 채소나 과일 안주를 곁들이는 것을 권한다. 숙취 해소 역시 시원한 물을 충분히 마신다거나 채소즙으로 속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 소음인 = 몸이 찬 소음인들은 아무리 더운 여름철이라고 해도 찬 성질의 맥주를 마시면 탈이 날 수 있다. 몸속에 냉기가 많으므로 따뜻한 성질의 곡주, 즉 동동주나 막걸리도 좋고, 몸을 따뜻하게 덥히는 인삼주도 괜찮다. 소음인은 속이 냉하고 소화기의 기능도 약하기 때문에 안주 선택도 신중히 해야 한다. 소화가 잘 안 되는 음식이나 위장을 자극할 수 있는 찬 성질의 음식은 피하고, 고기류 중에서도 찬 성질의 돼지고기나 오리고기 대신 닭고기나 소고기를 먹는 것이 좋다. 또 해물류나 수박, 참외 같은 과일 보다는 따뜻한 성질의 부추전이나 파전이 좋다. 숙취 해소에도 몸을 덥히고 신진대사를 촉진해주는 꿀물, 생강차 등을 추천한다. |
김소형 한의사는 "술을 마신 후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간단한 지압도 효과적인데, 술을 마신 후 열이 많이 올라서 가슴이 답답하게 느껴질 때는 무릎뼈의 바깥쪽에서 손가락 네 마디만큼 내려간 부위의 '족삼리'를 지압하면 된다"며 "과음으로 속이 쓰리고 설사를 할 때는 배꼽에서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내려간 지점의 '음교'를 지압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족삼리혈 혈 자리 효능은 혈액순환 촉진과 위장 기관을 다스리고, 비염, 두통, 신경쇠약,
고혈압 등을 다스린다. 마시지 방법은 단순하다. 엄지로 3초간 서서히 누른 후 3초간 멈추고, 다시 천천히 떼어낸다. 눌렀다 뗐다를 30회 반복 지압하거나 혹은 주먹 등으로 100번 정도 가볍게 두드려 주는 것도 좋다.
체질별 숙취 해소법을 좀 더 소개하자면 골격이 크지만, 상체가 약한 태음인에게 좋은 숙취 해소법은 칡차 외에도 무즙이나 배즙을 마시면 좋다.
소화기관이 약하고 몸에 냉기가 많은 소음인의 경우 과음 후 설사와 구토를 반복하며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알코올 해독을 위해 필요한 열량이 축적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술로 인한 자극으로 뱃속이 불편하고 과민성 대장 증후군까지 유발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소음인은 술을 먹으면 북엇국을 먹거나 귤 피(귤껍질)차, 인삼차, 유자차 등 향이 강한 차 종류가 꽉 막힌 비위를 소통시켜 주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평소 열이 많고 찬 기운이 부족한 소양인은 과음하면 얼굴에 열이 올라 화끈거리고 머리가 지끈 지끈한 증상이 나타난다. 수분 보충을 위해 빠르게 흡수되는 이온음료를 시원하게 마셔준 후 찬 수건으로 얼굴을 감싸주어 열기를 식혀준다. 열기를 식혀주는 오이나 알로에 등을 즙으로 내어 마시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 가장 좋은 숙취 해소법? '술 한 잔에 물 두잔'
술 마신 다음 날 보통 겪는 증상이 기운 없고 머리가 아프거나, 속이 울렁거리면서 심하면 토하기도 하고 속이 쓰린 것이다. 바로 숙취 때문이다. 숙취는 술에 취한 후 자고 일어나 불쾌감, 두통, 심신의 작업능력 감퇴 등이 1~2일간 지속하는 것을 말한다. 원인으로는 알코올이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성분으로 분해되면서 독성물질이 몸에 축적돼 신경을 자극해 생기는 것이다.
보통 성인 한 명이 1시간 동안 분해할 수 있는 알코올의 양은 평균 6g으로 소주 한 병을 분해하는데 10시간 정도가 걸린다. 사람마다 몸속 분해 작용이 다르기는 하지만 분해 작용이 빠를수록 술이 체내에서 빨리 분해된다고 보면 된다. 이 분해과정이 스스로 더디게 이뤄지다 보니 사람들은 해장음식을 찾으며 숙취 해소를 하려는 것이다.
꿀물을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술로 인해 떨어져 있는 혈당을 높이기 위해 당분이 들어있는 꿀물은 숙취 해소에 제격이다. 마시는 방법도 간단하다. 따뜻한 물에 꿀을 티스푼으로 2~3스푼 타서 녹여내 먹으면 된다. 꿀물이 없다면 그냥 생수를 자주 마시면 된다. 물 자체를 넘기는 게 힘들다면 당분과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을 먹어도 된다.
전통적으로 알려진 콩나물국이나 비타민C를 비롯한 종합 비타민 보충도 좋다. 알려진 대로 콩나물 뿌리엔 알코올 대사과정을 촉진하는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하고 비타민은 과음으로 인해 가라앉은 인체 대사를 촉진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 "숙취 해소 음료, 큰 효과 없어"
요즘은 술 하면 자동반사로 떠오르는 게 숙취 해소 음료다. 음주 전·후 먹으면 숙취가 해소된다는 광고 때문인지 몰라도 갈수록 소비량이 늘고 있고, 인기를 입증하듯 현재까지 출시된 종류도 다양하다.
시판 중인 여러 숙취해소 음료들은 모두 간접적으로 알코올 대사를 도와주는 것으로 알려진 특정 영양성분을 첨가한 영양제다. 알코올 성분인 아세트알데하이드 분해를 촉진하는 성분들을 내세우고 있지만,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을 인정받은 것은 아니다. 한마디로 숙취 해소 음료를 먹는다고 특별한 작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강남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노용균 교수는 "숙취해소제에 알코올 대사를 돕는 성분이 첨가됐지만, 숙취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며 "숙취해소제를 과신하기보다는 물을 많이 마시고 콩나물국이나 과일을 먹는 것이 오히려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