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기 KBL 총재의 강력한 의지에서 비롯된 2,3쿼터 동시 출전. 오래 전 합의가 이뤄졌기에 10개 구단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새로운 변수가 정작 어떤 작용을 할지에 대해서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3라운드 쿼터별 마진(득실점 차이)을 바탕으로 4라운드를 전망해보자. 외국인선수 한 쿼터 동시 출전은 2라운드부터 이뤄졌지만 최근 팀 분위기(웰덴 맥키네스가 가세한 동부, 애런 헤인즈가 다친 오리온 등)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3라운드 기록 만을 예측의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부산 케이티
1~4쿼터 득점 : 17.4점 / 17.6점 / 24.9점 / 21.8점
1~4쿼터 실점 : 20.6점 / 20.1점 / 20.9점 / 20.6점
3라운드 3쿼터 득실점 차이 : +4.0점 (리그 1위)
케이티는 전반까지 밀리다가 3쿼터에 반격한 뒤 4쿼터에 접전을 펼치는 경기 양상을 자주 보였다. 마진에서 알 수 있듯이 3쿼터 경쟁력이 탄탄했기 때문이다.
코트니 심스와 마커스 블레이클리가 나란히 출전해 센터와 파워포워드를 맡으면 어느 팀과 붙어도 높이 대결에서 밀리지 않는다. 블레이클리는 포인트포워드의 역할도 할 수 있고 특히 심스와의 호흡이 좋다. 케이티가 개막 전부터 4라운드 만을 기다려온 이유다.
◇울산 모비스
1~4쿼터 득점 : 17.4점 / 18.8점 / 19.9점 / 21.6점
1~4쿼터 실점 : 17.6점 / 15.9점 / 18.1점 / 19.4점
3라운드 3쿼터 득실점 차이 : +1.8점 (리그 2위)
1쿼터는 탐색전, 2쿼터에 승기를 잡은 뒤 3쿼터에 쐐기를 박는다. 모비스의 최근 승리 공식이다. 모비스는 원래 3쿼터에 강한 팀이었다. 유재학 감독의 임기응변(in-game adjustment)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변수는 있다. 1975년생 아이라 클라크의 체력이다. 클라크는 올 시즌 평균 22분의 출전 시간을 기록 중이다. 동시 출전이 확대되면 체력 부담도 커진다. 그러나 언더사이즈 빅맨의 성공시대를 처음 알린 커스버트 빅터가 있어 2,3쿼터 높이 경쟁력은 여전히 높다.
◇서울 SK
1~4쿼터 득점 : 19.1점 / 21.1점 / 24.8점 / 21.2점
1~4쿼터 실점 : 20.3점 / 22.7점 / 23.4점 / 24.7점
3라운드 3쿼터 득실점 차이 : +1.4점 (리그 3위)
골밑은 커녕 상대의 백코트 에이스 수비도 버거운 드워릭 스펜서가 혼자 뛸 때 SK는 고전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데이비드 사이먼이 그의 곁을 지키면 스펜서의 장점인 득점력을 적극 활용할 수가 있다.
SK는 스펜서의 가세로 얻을 수 있는 장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김선형이 복귀 후 평균 19.9점, 3점슛 성공률 58.3%를 기록하면서 팀의 화력은 이미 좋아진 상태다. 그러나 체력이 좋지 않은 사이먼의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이 변수다. 하루빨리 김민수가 돌아와야 한다.
◇안양 KGC인삼공사
1~4쿼터 득점 : 14.4점 / 20.9점 / 23.0점 / 20.7점
1~4쿼터 실점 : 17.1점 / 17.9점 / 21.7점 / 18.0점
3라운드 3쿼터 득실점 차이 : +1.3점 (리그 4위)
마리오 리틀은 최근 6경기에서 평균 20.2점, 3.7리바운드, 야투성공률 54.5%, 3점슛 성공률 45.9%를 기록하고 있다. KGC인삼공사가 3라운드 이후 순위 경쟁을 자신하는 이유다.
리틀은 지난 6경기에서 총 득점의 42%를 3쿼터에 뽑아냈다. 리틀이 마음껏 뛸 수 있는 무대가 2,3쿼터로 확대되면 그의 득점 생산력은 더욱 향상될 것이다.
◇원주 동부
1~4쿼터 득점 : 19.3점 / 20.0점 / 21.0점 / 20.0점
1~4쿼터 실점 : 18.7점 / 16.7점 / 20.0점 / 18.7점
3라운드 3쿼터 득실점 차이 : +1.0점 (리그 5위)
'복덩이' 웬델 맥키네스의 가세로 동부는 이제 동시 출전의 시간이 두렵지 않다. 맥키네스가 합류하기 전까지 동부의 3쿼터 평균 득실점 차이는 -2.0점이었다. 맥키네스의 가세가 3쿼터에만 +3.0점의 효과를 안겨준 것이다. 특히 3점슛을 장착한 김주성과의 내외곽 공격 밸런스가 이상적이다.
◇인천 전자랜드
1~4쿼터 득점 : 16.7점 / 16.1점 / 20.7점 / 16.7점
1~4쿼터 실점 : 16.7점 / 17.4점 / 20.3점 / 22.3점
3라운드 3쿼터 득실점 차이 : +0.4점 (리그 6위)
전자랜드는 알파 뱅그라를 내보내고 골밑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자멜 콘리를 영입했다. 콘리는 평균 19분을 뛰어 14.3점을 올리는 등 높은 득점 생산력을 자랑했다. 허버트 힐과 콘리가 버티는 가운데 장신 포워드 정효근이 돕는 전자랜드의 2,3쿼터 경쟁력은 결코 나쁘지 않다.
◇서울 삼성
1~4쿼터 득점 : 19.9점 / 17.6점 / 20.8점 / 21.2점
1~4쿼터 실점 : 18.8점 / 20.6점 / 20.8점 / 20.6점
3라운드 3쿼터 득실점 차이 : 0점 (리그 7위)
3라운드 3쿼터 총 득점과 총 실점이 정확히 같다. 리카르도 라틀리프라는 리그 최고의 센터를 보유하고도 3쿼터에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는 점은 삼성으로서는 안타까운 일이다. 앞으로 론 하워드의 비중이 커진다. 또 언더사이즈 빅맨들에 맞서야 하는 국내 포워드, 김준일과 문태영의 역할도 중요하다.
◇전주 KCC
1~4쿼터 득점 : 18.4점 / 18.9점 / 19.7점 / 22.2점
1~4쿼터 실점 : 18.9점 / 16.7점 / 20.7점 / 21.7점
3라운드 3쿼터 득실점 차이 : -1.0점 (리그 8위)
안드레 에밋과 리카르도 포웰은 지난 11월10일 KGC인삼공사전 3쿼터에 28점을 합작했다. 에밋과 포웰이 함께 뛰는 시간이 늘어난다. 보는 즐거움이 커진다. 득점력도 강해진다. 득점 공방전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으나 문제는 두 선수의 높이가 타팀 외국인선수들에 비해 낮다는 것이다. 하승진의 쿼터별 체력 분배를 어떻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고양 오리온
1~4쿼터 득점 : 16.7점 / 17.2점 / 18.1점 / 22.9점
1~4쿼터 실점 : 16.1점 / 22.0점 / 22.1점 / 19.4점
3라운드 3쿼터 득실점 차이 : -4.0점 (리그 9위)
오리온은 애런 헤인즈가 있을 때도 동시 출전이 허용된 이후 3쿼터 경쟁력이 강한 편은 아니었다. 득실점 차이가 -2.1점이었다. 그러나 헤인즈가 빠진 뒤 그 차이가 더 커졌다. 제스퍼 존슨은 높이에서 큰 도움이 안되고 있고 조 잭슨은 언더사이즈 빅맨이 대세인 현 리그에서 수비 약점을 공격력으로 상쇄시키지 못하고 있다. 결국 해답은 하나, 헤인즈가 빨리 돌아와야 한다.
◇창원 LG
1~4쿼터 득점 : 21.7점 / 20.7점 / 18.2점 / 19.3점
1~4쿼터 실점 : 16.4점 / 18.9점 / 23.0점 / 22.3점
3라운드 3쿼터 득실점 차이 : -4.8점 (리그 10위)
최근 LG보다 1쿼터를 잘했던 팀은 없다. 그러나 3쿼터부터가 문제였다. 그래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할 때가 많았다. 불운 때문이다. 트로이 길렌워터를 도와야 할 외국인선수가 부상으로 계속 바뀌다보니 3쿼터 경쟁력이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길렌워터의 체력 저하로 4쿼터 경쟁력마저 떨어졌다. 샤크 맥키식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